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5 일째

장마



  
장마기.
이런 습한 날씨가 지속되다가 그게 끝이면 불볕더위가
온 누리를 한참을 델구다 또 다시 가을이 오고...
그렇게 하염없이 계절은 가게 되어있다
그 감을 슬퍼하는 사람들이 있는줄도 모르는듯...

어제 저녁 기습적으로 내린 폭우.
하수구가 좁아 배수가 안되 물이 차 올라 그걸 바라보니
참으로 물이 무서운걸 느꼈다
-저러다 비가 지속적으로 내리면 물이 더 올라올거 아냐?
-설마 그럴라고??
비를 맞으며 하수구를 꼬쟁이로 뚫고 있는 와이프.
배수량보다 내린량이 많아서 그런건데 그게 무슨 소용이람?

언제 부턴지 몰라도 집인 일은 와이프 몫이었다
경제적인 것,
세 놓은 것,
가정을 이끌어 가는것
집 보수 하는 것 등등..
몇년 전엔,
이 집을 수리하느라 1 주일간을 시골로 피난을 갔었었다.
그게 비에 갖혀 10 여일을 발이 묶여 있었지만...
모든 집안 일을 와이프가 하는것이 자연스런 현상으로
굳어져 버렸다.
-형광등 좀 달아줘요?
-전기 기사 불러...
-하긴 당신 시킨 내가 바보지..
그걸 전기기사 시키라니??
그런 식이니 날 더러 어떤 것에 기대한단 것이 더 어리석지..

하수구 뚜겅을 열고 있어야 했다
혹시나 이물질이 막히면 그땐 더 어려운 일이라..
하긴 이 집에서 산지 20 여년이 흘렀지만 아직껏 배수가 안되
피해를 봤다거나 낭패를 당한 적은 없다
그 만큼 배수는 잘 된 상태인가 보다
다만,
장독대 밑에 보일러 실의 3 평 지하 공간
그게 물에 잠겨 물을 퍼내곤 했지만.....

가까운 독서실을 놔두고 하필 학교 도서관 까지 간 녀석
새로다려 입은 사복과 운동화가 흥건히 젖어 그 꼴이 말이 아니다
-임마, 장마때니까 가까운 곳에 가라니니까 꼭 먼 학교 도서관까지 가는 이유가 뭐야?
오고 가고 한 시간이 아까워 그 짓 못 하겠다..
-그래도 난 거기가 좋아요
조용하고, 친구들도 오고...

2001년도 그 여름 날,
비가 장대같이 퍼 붓던 날 새벽
비상연락을 받고 달려가다가 물이 본냇까지 차 오르고
더 이상은 진전을 못하고 여기 저기서 시동이 꺼져 옴짝 달짝
못하는 장면을 목격했을때 그 불안감..
허나,
내 빨간 프라이드는 그런 상황을 무사히 견뎌냈고
목표지점을 바로 앞에 두고 윈도 부라쉬가 멎어버려
겨우 구청 주차장까지 끌고 왔던 아찔한 기억..

걸어 근무지에 도착해 보니 모두들 지하서고에 물이 차
물 빼기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물이 차 배수펌프가 고장나 물이 찼단 거였다.

어렷을땐,
비가 오면 왠지 좋았었다.
일을 하지 않는단 것과 또 비가 오면 늘 간식거릴
만드시는 부지런한 어머니 덕에 기분이 좋았었다.
-보리 볶음.
-밀 개떡.
-호박 죽..
그걸 먹는 맛이란게 너무 좋았다
지금 생각하면 별거 아닌데도 그 시절은 왜 그렇게 맛이
있었던지....

오늘도 하루종일,
습하고 지루하게 비가 내린다
그렇게 비가 기다려 지다가도 또 다시 햇볕이 그리운
그 변심(?)...

수원에서 김치 공장을 운영하는 ㅅ 씨..
전화다.
지난 일요일에도 전화가 왔었는데 통화를 못했었다.
서대문 현저동 시절,
그래도 아직껏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친구중의
하나다..
만나면 우리들의 그 시절을 애기하곤 깔깔대는 것이 고작이
지만 그래도 즐겁다,
소주 한잔 보담도 공통적인 추억거리가 있으니까...
과년한 자기 딸 중매하란다.

장마가 끝나면 늘 피해를 보는건 가난하고 어려운 서민들 뿐
또 작년에 장마피해를 봤던 지역의 사람들이 꼭 본다
제발 이번만은 그런 안타까운 소식 듣지않았음 좋겠다..
비도 쉬엄 쉬엄 그렇게 왔으면....
더우면 뿌리고....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8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