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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기.
이런 습한 날씨가 지속되다가 그게 끝이면 불볕더위가
온 누리를 한참을 델구다 또 다시 가을이 오고...
그렇게 하염없이 계절은 가게 되어있다
그 감을 슬퍼하는 사람들이 있는줄도 모르는듯...
어제 저녁 기습적으로 내린 폭우.
하수구가 좁아 배수가 안되 물이 차 올라 그걸 바라보니
참으로 물이 무서운걸 느꼈다
-저러다 비가 지속적으로 내리면 물이 더 올라올거 아냐?
-설마 그럴라고??
비를 맞으며 하수구를 꼬쟁이로 뚫고 있는 와이프.
배수량보다 내린량이 많아서 그런건데 그게 무슨 소용이람?
언제 부턴지 몰라도 집인 일은 와이프 몫이었다
경제적인 것,
세 놓은 것,
가정을 이끌어 가는것
집 보수 하는 것 등등..
몇년 전엔,
이 집을 수리하느라 1 주일간을 시골로 피난을 갔었었다.
그게 비에 갖혀 10 여일을 발이 묶여 있었지만...
모든 집안 일을 와이프가 하는것이 자연스런 현상으로
굳어져 버렸다.
-형광등 좀 달아줘요?
-전기 기사 불러...
-하긴 당신 시킨 내가 바보지..
그걸 전기기사 시키라니??
그런 식이니 날 더러 어떤 것에 기대한단 것이 더 어리석지..
하수구 뚜겅을 열고 있어야 했다
혹시나 이물질이 막히면 그땐 더 어려운 일이라..
하긴 이 집에서 산지 20 여년이 흘렀지만 아직껏 배수가 안되
피해를 봤다거나 낭패를 당한 적은 없다
그 만큼 배수는 잘 된 상태인가 보다
다만,
장독대 밑에 보일러 실의 3 평 지하 공간
그게 물에 잠겨 물을 퍼내곤 했지만.....
가까운 독서실을 놔두고 하필 학교 도서관 까지 간 녀석
새로다려 입은 사복과 운동화가 흥건히 젖어 그 꼴이 말이 아니다
-임마, 장마때니까 가까운 곳에 가라니니까 꼭 먼 학교 도서관까지 가는 이유가 뭐야?
오고 가고 한 시간이 아까워 그 짓 못 하겠다..
-그래도 난 거기가 좋아요
조용하고, 친구들도 오고...
2001년도 그 여름 날,
비가 장대같이 퍼 붓던 날 새벽
비상연락을 받고 달려가다가 물이 본냇까지 차 오르고
더 이상은 진전을 못하고 여기 저기서 시동이 꺼져 옴짝 달짝
못하는 장면을 목격했을때 그 불안감..
허나,
내 빨간 프라이드는 그런 상황을 무사히 견뎌냈고
목표지점을 바로 앞에 두고 윈도 부라쉬가 멎어버려
겨우 구청 주차장까지 끌고 왔던 아찔한 기억..
걸어 근무지에 도착해 보니 모두들 지하서고에 물이 차
물 빼기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물이 차 배수펌프가 고장나 물이 찼단 거였다.
어렷을땐,
비가 오면 왠지 좋았었다.
일을 하지 않는단 것과 또 비가 오면 늘 간식거릴
만드시는 부지런한 어머니 덕에 기분이 좋았었다.
-보리 볶음.
-밀 개떡.
-호박 죽..
그걸 먹는 맛이란게 너무 좋았다
지금 생각하면 별거 아닌데도 그 시절은 왜 그렇게 맛이
있었던지....
오늘도 하루종일,
습하고 지루하게 비가 내린다
그렇게 비가 기다려 지다가도 또 다시 햇볕이 그리운
그 변심(?)...
수원에서 김치 공장을 운영하는 ㅅ 씨..
전화다.
지난 일요일에도 전화가 왔었는데 통화를 못했었다.
서대문 현저동 시절,
그래도 아직껏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친구중의
하나다..
만나면 우리들의 그 시절을 애기하곤 깔깔대는 것이 고작이
지만 그래도 즐겁다,
소주 한잔 보담도 공통적인 추억거리가 있으니까...
과년한 자기 딸 중매하란다.
장마가 끝나면 늘 피해를 보는건 가난하고 어려운 서민들 뿐
또 작년에 장마피해를 봤던 지역의 사람들이 꼭 본다
제발 이번만은 그런 안타까운 소식 듣지않았음 좋겠다..
비도 쉬엄 쉬엄 그렇게 왔으면....
더우면 뿌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