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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원장의 전화
-어떻든 고생하셨는데 한번 나오세요.
앞으로 5 개월 후에 하심 되잖아요?
각별한 관심을 가져준 원장의 위로전화지만,
다시금 학원에 등록하란 애기다.
이젠 등록 같은건 필요없다.
또 다시 개미 체바퀴 돌듯하는 그런 판에 박힌
강의..
시간과 돈을 들어가면서 또 다시 듣고픈 마음이
없다.
이젠 철저히 기본을 마스터해서 진정한 내 것으로
만들면 되는거 아닌가?
-한번 생각해 볼께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마음은 결정이 되어있었다.
시골에 계신 누님의 전화다.
재 작년에 1차 합격한 조카가 이번에 최종합격했단다.
30대와 50 대,
그리고 그 기간에서도 상대가 못되었지.
<그래 네 들이 아무리 잘알고 아는척해도 마지막 시험에서 밝혀질거다
이건 모의 시험일 뿐야....
꼭 합격해서 뭔가 보여줄테니 기다려봐..>
하두 아는척하는 보기 싫은 아줌마들에게 혼자서
내 뱉앴던 말들..
허나,
이게 물 거품으로 사라졌으니..........
구겨진 스타일.
10월까지만 도전해 보란 와이프..
그래도 안되면 놀러 다니란다.
손을 놓을가봐 은근히 걱정인가 보다.
아무리 와이프가 들볶아도 내가 싫음 그만이지만...
엊그젠,
학원에서 알았던 30 대의 ㅊ 씨와 소주 한잔했다
자연스럽게 친해졌고, 서로간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친하게 지낸 여자중의 한 사람.
ㅊ 씨도 이번에 낙방
전날밤에 한숨도 못잔 것이 실패했지만....
이젠 접는단다.
하두 공부가 지겨워...
둘이서 한잔 하다가 자기 친구까지 합류해서 셋이서
먹고서 노래방까지 갔다.
<신 세대>와 <구 세대>를 느낄수 있었다.
빠른 템포와 느린 노래의 차이
<진달래>를 모른단것
ㅊ 의 노래를 따라 부를수 없단 것.
인정해야 한다
그 흐름을....
엄연히 존재하는 그 세대차이를....
ㅊ 씨는,
30대 후반이지만 그 발랄함은 20대 같았다.
-저 친구 보내고 우리 둘이서 또 한잔할까?
-이게 남자들의 숫법이죠 ㅋㅋㅋ..
-어떻게 알았어, 그게 여자 꼬시는 전형적인 숫법이란걸
여자가 술에 취했을때 나오는 술수...
이런땐 모른척하고 넘어가는거 아닌가?ㅋㅋㅋㅋ...
-그런일 없을거고 외려 내가 꼬실께요..
-바라던 바...ㅋㅋㅋㅋ...
학원에 다닐땐 가벼운 농은 했어도 술 한잔 마실수
있는 정신적 여유가 없었다.
헌데 긴장이 풀리고 이런 자리에선 너무도 진한(?) 농을
하곤 한다
하긴 ㅊ 가 내게 너무도 많은 것을 배풀곤 했다.
차도 뽑아주고 강의내용이 수록된 시디도 주고..
어떤땐 점심도 가져오고...
마음은 서로 통해야 가는것...
사람사는 세상이라....
-너무 손을 놓지 마시고 시작하세요
너무 길면 또 다시 다 까먹어요
-6월부터 할거야
어쩔수 없을거 같아..
정말로 5 월까지만 놀거다
낼은 그녀와 관악산 산행이 예정되어 있고 밤엔 모임에 가야
하고.....
생각하고 생각해도 너무도 아쉬운 그날...
그저 그 날은 바보였다
온통 머리가 텅 비었었나 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실수가 어떻게 가능한가?
완전한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