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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발렌타이 데이>
여자들은 이런 날을 유독기억하고 그걸 챙기려 든다
옆에 앉은 나이어린 아가씨,
-아저씨 이거 드릴께요,헌데 다음 화이트 데이 잊음
안돼요?
-글쎄요,
잊지 않으려나?
암튼 고마워요.
내미는 왕 초코렛.
아마 집에서 나올땐 날 주려고 사온게 아닐텐데..
언제 부턴가 이런 날을 기억하고 정의 표시로
주곤한다.
전에는 들어보지도 못한 기념일들..
-7시에 갈께요.
그녀의 전화.
-아니, 담에 와.
오늘 중요한 강의라서 재강 들어야 하거든..
미안해..
-알았어요.
그럼 낼 갈께요.
그녀가 오겠단 애긴,
발렌타이 데이란걸 알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성의로 초코렛 선물을 주겠지만..
그게 문제 아니라 내 시간을 빼앗길수 있단 것이
더 문제.
그녀가 발렌 타이 운운한건 이유고..
시간을 함께 하겠단 것
모를리 없다
허지만, 어젠 솔직히 중요한 강의가 아니라
컨디션이 별로였다.
그런 기분으로 소주 한잔 못할 바엔 의미가
없는일 아닌가?
요즘 시간을 낸단 것이 어렵다
d-day 96..
칠판 한 귀퉁이에 누군가 노란 분필로 써 놨다
그게 96 일인지 세어 보지 않았지만..
스트레스 받는 숫자다.
작은 기념일도 챙겨주려 하고 의미를 두려는 그녀의 성의
모를리 없고 늘 고마워 한다
그렇다고 나도 똑 같이 챙겨주지도 못하고 있다
바쁘단 핑게.
그것 조차도 이해하는 그녀지만 자신의 성의를 무시한 것에
화가 난 건가?
전화 한통없다.
조금은 비위가 상했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허지만, 하루 이틀 아니고 지금쯤은 내 심정을 누구 보담도
잘 아는 그녀인지라 충분한 이해를 했으리라 보기도 한다.
지금 내겐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잡념도 심어주는건 해가 된다는 것.
그걸 알아줬음 좋겠는데.....
낼은 전화라도 해서 달래주자.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