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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2 日目

아버지의 기침


  늘상 겨울이 오면 아픈 추억이 생각난다
아버지와 기침,
괴로운 회상에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아버지가 언제 부터 기침에 시달려 왔는지 모른다
아마도 내가 태어날때 부터 였을거다
내 어린 시절 부터 아버진 기침을 하셨으니...
일본에서 귀국한 뒤에 얻은 거라곤 기침 뿐였다고 하니..
어머니의 지극한 정성도 별로 효험을 보지 못하고 당신은
평생을 기침에 시달림서 사셨다.

오죽했으면 친구 분인 춘식이 아버지 마져
<모기>라고 별명을 붙였을까...
그 지독한 기침 때문에 아버진 아무리 분위기 좋은곳에도
낄수가 없으셨다
지독히도 피워대는 담배 연기에 견딜수가 없었던 거다.
헌데 아이러니 하게도 당신도 그 담배를 즐기셨으니...
그런 모습이 내 눈엔 좋게 보이지 않았다.
-기침을 하심서 왜 담배는 피우나요?
-글쎄 말이다..
하시던 어머니...

어머닌,
봄이면 진달래 꽃을 따다 진달래 술을 빚어주셨고...
비싼 꿀을 사다 아버지만 들게 하셨었고...
튼실한 배만을 구해다 삼배로 정성껏 사서 인분속에 한달여를
담궜다 드시기도 했지만...
지독한 해수병을 당신을 놔 주시 않으셨다

-돈 때문였을까?
병원에서 낫지 못한단 애기였을가?
그런 원시적인 처방으로 어떻게 치유가 되겠는가?

기침이란 원래가 그렇긴 하지만..
여름은 그런데로 견딜수 있었지만 겨울은 달랐다
찬 공기가 호흡기를 자극한가 보다
자지러 지는 기침,
그걸 바라보는 가족들의 근심스런 표정 뿐..
어떻게 해줄수 있는건 없었다.
땔감이라야 생 솔나무 아니면 솔잎 말린것 뿐였으니..
아궁이서 나오는 연기는 견딜수 없었다
그런 연기를 피해 당신은 벌판으로 가시곤했으니..
그게 하루 이틀 아닌 담에야 어떻게 견뎠을까?

1986년 2월 26 일 ,
갑작스런 아버지의 부음.
부랴 부랴 귀향했다.
훤하게 불이 켜진 집안 풍경,
멀리서도 사실임이 확인되었다.
집에 들어서자 고요한 정적 뿐..
당신의 귀에 익은 기침소린 들리지 않았다
어디서곤....
새삼스럽게 아버지의 부재를 느낄수 있었다.
-편히 가셨지 뭐야,
그 놈의 기침않고 편하지뭐..
대수롭지 않게 애기 하던 어머니가 야속스럽던 그때...

지금은,
하늘 나라에서 금술 좋은 부부로 다시 만나 옛정을 나누실까?
이 추운 겨울날에 새삼 아버지의 기침이 생각나 가슴이 아프다.
다 지난 뒤엔 후회 뿐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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