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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추어탕


  나락이 누릇 누릇하게 익어가기 시작하면
아버진 벼가 배수가 잘 되도록 작업을 하시곤 하셨다.
그 와중에서 잡아온 미꾸라지..
그걸로 추어탕을 하셨다
그리곤,
옆집 이모부, 이모들과 함께 먹었지.
어머니의 좋은손맛탓에 맛있게 먹곤했다
그 자리엔 의례껏 막걸리 한 주전자가 없을리
없었고....
그때의 추어탕의 맛.
순수한 자연산이라 맛도 감칠맛였다.

잡아오자 마자 어머닌,
그 미꾸라지를 큰 그릇에 담가 하루정도 둔다
그 물엔 약간의 소금도 넣었다
하루 정도 지나면 미꾸라진 먹었던 뻘등을뱉는다
그리고 나선 다시 깨긋한 소금물에 미꾸라지를 멸번이고
씻어냈다.
아마도 등이 미끄덩거리는 것을 없애려는 뜻 아니었을까?

희안하게도...
고기라곤 일체 먹지 못하는 특이 체질인데도,
추어탕은 잘 먹었다.
-저놈은 이상하단 말야..
어떻게 추어탕은 먹을줄 알아?
이모부들이 그러셨다.
전혀 비린내 나지 않게 조리해 주신 어머님의 음식솜씨
탓이 아니었을까?
이젠 그런 추어탕 맛은 추억으로나 유추할수 밖에..

어젠 그녀와 추어탕먹으러 갔다.
<원주 추어탕>이란 간간히 갔었던 추어탕집.
한참만에 간거 같다.
여전히 명성은 유지되고 있는걸 알수 있다
그 넓은 주차장에 차가 댈수 없을 정도로 차 있고..
옆에 2 호점을 낸걸 보면 장사가 잘된단 애기..
위치도 위치지만,
맛도 다르다.
-저 집 엄청나게 돈 벌었을거야..

우린 방으로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먹었다
뒤엔 산으로 둘러쌓여있어 너무도 쉬원하다.
위치가 좋으면 맛도 더 좋은거 같다.
그래서 식당은 그 주변 여건도 무시할수 없다.

오늘 그녀와의 약속은 그녀의 갑작스런 제안.
문자맷세지 엿다.

자세한 애기는 없었지만....
시댁 문제로 남편과 좀 다툰 모양.
-모든 것은 남편때문에 사는거 아냐?

다른 조건이 좀 불편하고, 비위에 거슬려도 참아야
해..
그것이 네가 현명하게 처세한거야..
이 더운날, 하나 하나 따져봐라..
스트레스 받은건 너뿐만 아니라 옆에 있는 사람이야..
-이런 말이 귀에 들어갈리 없지만 .....

나이가 들어감서 부부간의 돈독한 사랑(?)도 시큰둥해지고
아름답게 보이던 것돌도 보기 싫어지는 법.
자신도 모르게 찾아드는 권태.
그 권태는 전에 느끼던 권태의 색갈과는 또 다르다.

젊은 시절의 그런 애타는 사랑이 아니라.....
옆에 있음으로 해서 든든한 ㅡ느낌, 믿음 같은것.
그것으로 사는 거 아닐까?
혼자가 아니란 믿음..

심각한 수준은 아니고,
마음이 외로워 대화하고 싶은것 뿐..
잘 이겨내리라 본다.

이젠 열대야도 좀 수그러 들었을까?
견딜만 하다.
낼 이면 비가 내리고 나면 기온도 떨어지고 불볕더위도
서서히 사라지겠지.....
어느새 찾아온 단풍에서 세월의 허무를 느끼곤 하지.
가을 속에서.......
가을 단풍속으로 빠져들고 싶다.
마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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