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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 > 씨,
오늘 하늘은 잿빛으로 잔뜩 흐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거
같기만 합니다.
가끔 쉬원한 소낙비가 내려줬으면 하는데도 오늘도 덥기만
한답니다.
거긴 어떤가요?
우리가 만났던 c.t..
거긴 지금 그 평화롭던 마을은 거대한 아파트 촌으로 변모
했다는 군요..
<영> 씨는 나사렛 사셨죠?
누가 들으면 성경에 나오는 지명이라 이스라엘 정도로
착각을 하게 하는 그곳..
유난히 눈동자가 커 매력였던 영씨...
당신의 눈동자는 나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어요.
그래서 퇴근길엔 일부러 맞춰 함께 동행했던거 아닌가요?
그 즐거운 동행을 위해...
그 동행이란게 겨우 10 여분의 시간였지만...
< 영 > 씨,
당신은 나 아닌 다른사람과도 얼마든지 동행할수 있었음에도
나와 함께 가길 좋아한 것도 내가 싫은건 아닌탓이죠?
-오빠?
영 언니가 오빠 좋아한거 같애.
-왜?
요즘 자꾸 내게 선물 사주고 그래.
-그렇다고 사준다고 덥썩 받지마라
그게 다 부담인거야..
-어떻게 거절해?
그 언니의 성의인데....
내 이종 사촌동생 옥이 어느날 그렇게 말하더군요..
그게 당신의 나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란거...
모를리 없었죠.
너무 자연 스런거 아닌가요?
은연중 좋아했던 우리 사이에...
c.t에서 가장 친한 친구였던 < 명 >과의 사진 촬영.
아다시피, 명은 워낙 성격이 활발하고 적극적인 성격이라
어떤 깊은 의미없이 찍었던 것 뿐...
둘 사이엔 어떤 비밀스런 일은 없었어요.
하긴 오해를 살만하죠.
너무도 다정한 포즈의 사진,
그 사진을 보면 오해도 충분히 할수 있었으리라 보니
까....
< 영 > 씨?
당신도 영리하고 나름대로 매력이 넘쳤지만...
명도 그때의 내 눈엔 나름대로 매력있는 여자였어요.
당신 보담도 더 적극적으로 공세를 폈고, 솔직한 성격이라
그 또한 매력있는 이성였어요.
그렇다고 둘 사이에 어떤 비밀스런 일은 없었고 기껏 둘이서
대화한 것이 전부인데...
그 사진때문에....
지금 생각하면 참 가소로운 것이지요?
결국 두 사람 사이에 조그만 불화가 도화선이 되어 명은
c.t를 떠나야 했지요.
명에 대한 어떤 추문으로 그녀의 오빠가 서둘러 시골로 보낸거죠
그녀의 고향 남쪽으로...
-가면 편지 할께요.
당신과의 변함없는 사귐중에도 명과의 또 다른 사귐은 지속
되었어요.
그 당시의 잠못이룸서 쓴 연애편지,
감성이 우러나는대로 썼던 편지들..
지금 생각하면 참 유치한 것이지만.....
편지로 정을 나눴어요.
몰랐나요?
양 다리가 아니라,
명은 또 다른 부분으로 한켠에 있었어요.
< 영 > 씨?
하긴 그 나이에 이성교제란게 마음으로 좋아한 것 뿐..
먼 위치에서 바라보는 것 만으로 좋았던 것.
물 같은 싱거운 사랑인지 몰라도.....
그 진지함이 죽 끓듯이 금방 달아올랐다가 금방 식어버리는
지금의 인스턴트 사랑 방식관 사뭇 달랐죠?
적어도 우리시대엔.....
상대를 좋아하기 까진 상당한 시간과 가슴앓이를 했더랬어요
쉽게 다가선것도 어렵지만,
물러남도 쉽지 않는 그런 진지함 같은 것...
군대에 있을때....
명은 자주 편질 했어요.
당신이 애정 표현이 보다 은근했다면....
명은 보다 솔직하고 정직하게 표현했어요.
그리움을,
<사랑>으로 표현하곤 했지요..
당신< 영 >, 그리고 명...
우린 소중한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가슴뛰는 설레임으로 만났던 거기 c.t...
계수리, 벌응절리, 범박리....
엊그제 같은 추억으로 새삼 그립습니다.
당신도 그렇죠??
건강과 행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