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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3 일째

5월의 신록


  
공항동에 사는 선호씨의 전화,
동안 적조했었지.
-어떻게 지내요?
-그런 이형은?
-난,
공인 중개사 준비하느라 요즘 바쁘네요?
-그래?
아니, 돈 잘버는 사장이 뭐하러 그런 머리싸매고 공부해?
-사실은 나도 그걸 요즘 준비하고 있는데 자신이 없어..

그렇잖아도 그녀와 산에 가자고 할려는 판에 그의 전화로
엉겹결에 약속을 하고 말았다.
-그럼 10 시 매표소 앞에서 만나요.
-오케이....

한 2 년전에 공직을 사퇴한 두 선배와 함께 등장하는
선호씨..
물론,
두 사람을 안다.
오다가 우연히 만나 함께 오는 중이란다.
달갑지는 않지만 어쩔수 없는 일..
함께 올랐다.

전혀 두 사람이 따라오질 못한다.
조금 올라오다 숨을 헐떡이며 쉬었다 가잖다.
-안되겠어..
저 분들은 천천히 올라오라하고 우린 먼저 갑시다.
우리보담도 저 분들이 부담을 느낀다고..

산행도 보조가 맞아야 한다.
천천히 오르는 사람과 함께 등산하면 이건 답답할 노릇..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빨리 앞서면 그 사람들은 나름대로
또 스트레스 받는다.
비슷한 사람끼리 가야 좋은것이 이런 이유다.
그녀는,
나와 함께 갈때 절대로 뒤지지 않는다.
그 정도의 덩치에 스피드는 놀랍다.

주간 레스토랑, 밤엔 주점을 운영하는 선호씨..
1,2 호점에 이어 3 호점을 오픈할려고 한단다.
-아니,
영업이나 신경쓰고, 돈 관리나 천천히 함서 즐겁게 살지
뭐하러 공부해?
-그건 그거고, 나만의 공간에서 내가 할수 있는 것을 뭔가
해 봐야 할거 아닌가요?
-하긴...
내 생각과 비슷하네..
자신의 할일을 찾아 몰두 할수 있다는 거
그건 아름답죠..

공직을 퇴직한 뒤에 완구점에서 레스토랑 운영까지..
보기 드문 성공적인 케이스..
몰론 그의 부인의 공이긴 하지만....

중간지점에서 비를 만났다.
가는 실비였지만, 옷을 적시기엔 충분했다.
쉬원하긴 한데,,,
머리가 엉망이었다.
그래도 이 정도의 비는 맞는게 상쾌한거 같다
한 이년전에 우린 그때도 관악산에 갔다가 비를 흠뻑 맞고
왔었지..
비가 세차게 치는 바위위에서 보란듯이 도를 닦는 불자
처럼 그렇게 꿈쩍않고 비를 맞았었다..

비를 만난 5 월의 신록.
한결 싱싱한 빛을 발한거 같다.
이슬 머금은 연한 신록..
그 풋풋한 향기...
코에 스민듯 하다.

< 초정 순두부 집 >
생두부에 맥주 한잔씩 마시는 기분..
이 기분을 누가 알랴...

-열심히 해 봅시다.
서로 어떤 정보가 있음 알려주기로 하고 전화나
자주 자주 하자구요..

9월인줄 알았더니 11 월로 연기했단다.
힘이 쭉 빠진다.
하긴 연기된게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를일이지만, 발목을 잡고 있단 것이 결코 반가운 것이
아니다..
그 지루함을 더 버텨야 되니....
비를 맞고서 갔다온 산행였지만 기분은 나이스..
스트레스가 확 날라가버린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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