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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꿈 이야기



  순이와 통화했다.
어제가 외할머니 제사날.
옆집 이모님과 세째 이모님이 모여 외롭게 제살
지냈단 애기.

달랑 딸만 5 명을 낳으셨던 외할아버지..
양 아들을 뒀지만, 건 의미없는 짓이고...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제사날 만은
목욕개재하고, 새옷으로 갈아입으셨던 어머니.
- 제사란 정성이지.
하셨던 당신.
두 이모님이 모여 화제는 어머니 애기.

지저분한걸 보지 못하고...
게으른 것을 보지 못하시는 성미의 어머니..
이 정도의 부지런함도 아마도 어머니 핏줄을 타고
났나보다...
게으르단 생각을 해 보질 않았으니....

-외할머니 제사 전날 엄니를 꿈에서 봤어요..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오셨는데 다리가 아프시다고
하시더군요....

-왜 나에겐 보여주지 않으신걸까?
벌써 정을 몽땅 갖고 가신걸까?

사람은 생을 다 하는 날엔 이승의 모든 인연은 끝이란다,
서글픈 일이지.
아무리 가족이라해도 죽음은 모든 것이 끝을 맺는단
애기지...
사후세계는 새로운 차원의 세계라서 그런가...

당신이 가셨을때도 ,
당신을 바라보는 난 그저 무덤덤했었다
왜 그렇게도 내 마음은 비정했을까?
왜 그렇게도 눈물이 매말라 버렸을까?
슬픔도, 연민도 들지 않는 그저 무덤덤한 가슴.
모든게 그저 그렇게 보였다
일상적인 것으로 .....
서글피 우는 형님의 눈물조차도 가식덩어리로 폄하하고
말았던 그 잔인성..

진정으로 슬프지 않아서 그랬을까?
그건 아닐것이다.
정작 슬펐던건....
모든 것을 마무리 하고 쓸쓸히 귀가하던 날의 마음.
어머님의 흔적조차도 다 묻어버리고 고향을 등지던 날..
핸들을 잡고 오는 내내 치미는 슬픔을 뭐라고 해야 하나..
-아쉬움, 불효, 허무, 미련, 한, 외롬, 적막한 심정, 홀로란
것, 차거움, 멍멍한 가슴 등등......

-왜 순을 찾고 난 찾지 않으셨을까?
그 마지막 순간까지 고생한 순이가 잊혀지지 않았던 것인가?
보고 싶다.
사진이 아닌, 당신의 실체를..
비록 꿈에서 나마....
저렇게 인자스런 모습으로 웃고 계시는데....
뵙고 싶다,
꿈이라도..
그게 허무란 걸 알지만...
하늘은 왜 이렇게 어둡기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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