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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학창시절엔,
교복이라야 딱 한벌 뿐였다.
겨울에, 여름에 입을수 있는것 한벌씩..
여유있는 애들은 두벌씩 마련했지만 어려운 가정에서
두벌은 사치였다.
부지런한 어머님 덕에 늘 깔끔한 옷을 입고 다녔지만,
도시서 사는 애들은 주름을 세워 멋을 부리고 다녔다.
워커에다 징을 박고 자박 자박 소릴냄서 다니길 좋아했고...
둥그런 스프링을 바지아랫단에 넣어 좍 펴지게 하고 다녔었다.
그게 유행였으니....
교모는 반으로 접어 뒷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다 걸리면
매를 맞았고....
교복이라고 해도 신사복과 비슷한 멋을 내는 요즘,
가방은 가볍게 매고 다녀서 얼마나 편리한가?
두 손을 번갈아 가면서 들었던 책 가방,
어떤땐 잉크가 번져 옷을 망가지게도 했다.
펜을 사용하지 않고 연필을 쓴다거나 만년필을 사용하는것도
금지사항였다.
펜을 시용하게 하는것은 글씨 연습을 하게 함이었을거다.
만년필은 필체가 곧게 쓸수 없다나...
당시론 글씨 잘 쓴단 것은 부러움 중의 부러움였다.
공부 잘 하는 애들은 공통적으로 글씨를 잘 썼지.
세현이가 교복 문제로 엄마와 트러블이 있었나 보다.
입이 뽀루퉁하게 나왔다.
-왜 뭐가 문제야?
-엄마가 교복한벌만 사달라고 하는데 안된데요..
-저 번에 샀지 않았어?
있잖아..
-요즘 학교에서 염가로 싸게 판데요..
전번것은 아는 형이 준거라 입고 싶지 않아요..
-그래?
그럼 사려무나...
보나 마나 뻔하다.
새로 사고 싶다는 녀석과 안된다는 와이프의 대결..
짠순이가 녀석의 요구를 순순히 들어줄리 없지..
-당신은,
나 보담 더 배워야 해..
왜 애의 시선으로 바라볼줄 몰라?
세현이의 입장에서 매사를 생각하라고 했잖아?
17 살, 사춘기 시절.
당신도 그 나이에 어땠는가 상상해봐..
아마 몰라도 부모몰래 거울 훔쳐보고 멋을 잔뜩 부렸을거야..
지금 그 나이야.
한 두번 입을것도 아니고..
옷이란 입기 싫음 못 입는거야..
사줘..
왜 기분좋게 해주지 못하고 늘 그래..
차라리 다른것에서 절약해..
-언제 내가 사지 말라했나요?
지가 좋아서 얻어 놓고선 지금 입지 않겠다고 하니 그렇지..
놈이 정신이 틀려먹었어.
-아냐,
그건 당신의 사고가 문제야.
17 살의 세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우둔..
-맨날 내 잘못이래..
-잔소리 말고 무조건 사줘..
당근을 줌서 채찍질 해야지...
나나 와이프나 어려운 시절에 다녔던 학창생활.
어쩜 근검 절약은 몸에 밴 습관 같은건지도 모른다.
그 시절의 공통된 심리지만.....
세월을 뛰어 넘어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것도 사실이다.
늘 사고가 고리타분하게 젖어있으면 그건 더 문제가 아닐까?
발빠르게 변하는 상황에 대처 못한다면 퇴보밖에 뭐가 있을까.
늘 기준은 내가 아니라 상대방에 맞춰 재야 한다.
와이프가 그걸 못하고 있다.
21 세기에 머물고 있음서도 정신은 20 세기라면 문제겠지...
나도 어떤 부분에선 그럴지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