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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공지사항에 뜬 '떠나는 자의 변'의 글 잘 읽었습니다.
30여년 보낸 세월속을 들여다 보니
함께한 세월이 있기에 같은 회한이 매우 많이 느껴집니다.
30여년 전,
민원인들은 구름같이 몰려와 동사무소는 연일 아수라장 이었으며
고생 고생하면서 손으로 써 증명을 발급하던 시절과
무슨 자료조사가 그렇게도 많았던지 매일 매일 자료뽑아 복명서 써
제출하느라고 야근을 밥먹듯 하던 시절,
숙직할 때 연탄불이 꺼져 여러번 찬 방에서 보냈던 기억과
지금도 하나 변한것이 없지만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는
여름철과 겨울철 내내 비상대기로 거의 대부분 할일 없이
지루하게 밤을 지새웠던 기억들이 떠 오릅니다.
돌이켜 보면 즐거웠었던 기억보다는 많은 아픈 기억들이
실타래에서 실이 풀려 나오듯 한없이 한없이 이어져 나옵니다.
많은 업무에 치여 고생한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세월이 흘러 아직까지도 별반 나아지지도 않은
다반사로 일어나는 불합리한 일과
개인의 인격이 자주 무시 당하는 조직속에서,
기대에는 크게 못미쳐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이 있겠지만
그 동안 성실하게 지내왔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제는 어쩔수 없었던 아픈 기억을 하루빨리 떨쳐버리고
그래도 좋았었던 기억들 만을 떠올리며 더욱 중요한
앞으로의 '제2의 삶'을 영위하시길 바랍니다.
젊은 날에 보낸 시간보다 그 동안 쌓아온 풍부한 경험의 나이로
지낼 시간이 보다 더 값진 삶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모쪼록 이제까지 보낸 세월보다 이제부터 지내는 시간이 더욱 더 알차고
값진 시간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하지 않겠습니다.
내내 건강에 유념하시고 멋진 삶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다음과 같은 좋은 글귀를 덧 붙여 봅니다.
'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져 있는가 하는 것이다'
'꾸벅' 이만 물러갑니다.
- 얼마 안있으면 따라갈 후배 고영훈 씀 -
*p/s..
고 영훈,
그 사람과의 인연도 참 깊다.
아니,
공교롭게도,그가 떠난뒤에 내가 발령나서 갔던 남가좌 1 동.
그곳에서 그에 대한 평가를 들었었지.
- 고 영훈인 법 없이도 살수 있는 사람이야..
그랬었지.
그를 다시 만난건,
세월이 한참 지난 뒤인 강서구 방화동에서 조우.
반갑기도 했지만, 그 사람의 성실성과 모나지 않은 성격이 참 좋았다.
오후 3 시면,
어김없이 우린 방화시장을 배회했다.
한참 출출한 시간.
따끈 따끈한 떡을 바로 먹을수 있었던 떡 방아집.
그 집이 단골였다.
성격이 여자같고, 술을 입에도 못대는 그런 사람이라 갈만한 곳이라곤
그런 떡집 아니면 갈만한 곳이 없었지.
또 다시 우린 이곳 y 구로 함께 발령 받아 와 긴 인연을 이어오고
있었고, 말 못한 애환을 토로함서 좋은 사이로 만나고 있다.
누구 보담도 능력이 출중하지만,
손을 비빌줄 모르는 그의 성격이라...
승진은 변두리에서 머물고 있다.
승진과 업무란 늘 별개란 생각이긴 하지만.....
-휴일이면, 산으로 들로 카메라 들쳐 메고 사진 찍길 좋아한 그..
그 수준도 상당한 경지에 와 있다.
< 황홀한 서울 >은 그가 서울시 사진전에서 금상에 입상한 걸로
알고 있다.
한강변의 밤의 휘황함을 앵글에 담았는데.....
그게 황홀한 서울이다.
오랜 시간이 흐르면 모든 사람들이 기억에서 잊혀지지만...
그는 공직생활중에 알았던 잊지 못할 사람중에 몇 안되는
참 좋은 사람인거 같다.
나도, 그도 좋은 인간관계를 이어오길 희망한다.
여태껏 그랬던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