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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낮 12 시.
강남구 청담동 새 천년 웨딩홀.
ㅇ 전 동장의 장녀 결혼식.
가야만 한다.
-딸이 36 살이야..
시집 안간다고 구박했는데, 동갑내기와 결혼하지 뭐야?
지 딴엔, 그 놈과 교제중였나 봐.
불란서 유학중에, 만났다고 하더군..
꼭 와야해, 알았지?
-네,네,, 그럼요...
이 분과도,
10 여년전에 함께 근무했던 분.
어찌나 깔끔하고 멋을 내던 분였는지 모른다.
<아, 나도 저렇게 멋을 냄서 살아야지..
삶을 멋있게 사는 분이야...>
상사의 위치가 아닌, 인생의 선배로써 조언을 해주신 분.
직언으로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신 분.
이 또한 소중한 인연으로 이어오고 있다.
정년 퇴직후에,
아들의 주식투자로, 집까지 팔아 빚을 갚았단다.
-어떡해?
자식이 그렇게 고민하다 죽으면 이런 집이 무슨 소용있어?
자식이긴 부모있어?
그래서 당장 집을 헐값에 팔아 갚아줬지..
그게 녀석이 항상 빚진거 처럼 살고 있지만...
그런 애길 들었었지.
노 처녀가 되어도 시집을 갈 생각을 안한다고 고민하시더니..
앓는 이 뽑아 버린 것 처럼 얼마나 쉬원할까?
아니,
어찌 쉬원한 마음 뿐일까.
보내는 아쉬움이 더 크겠지....
자존심 강해 누구에게 비굴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분.
청첩장도 보낸 사람이 몇 명뿐였다.
여기 저기 전화했더니 모두 모르고 있었다.
-난, 받지 못했어요.
-그럼 내가 아니까 함께 가죠 뭐...
-받지도 않았는데 뭐??
그런 식이다.
현직에 있을땐, 온갖 접근을 하려고 했던 사람들.
받지 않았단 것으로 가지 않겠단다.
같은 아파트, 같은 동향였는데....
김포 강화가 어디 쉽게 이어지는 인연인가?
절대로 그런 사이가 아니었는데...
이런 것이 현실.
내가 앞으로ㅡ 5 년후, 아니 더 후에....
영란이 시집 보낸다고 청첩장 보내면 이런 식으로
썰렁하게 대하겠지.
과부 마음은 과부가 안다고...
그 분의 썰렁한 마음을 나라도 참석해서 보듬어 줘야지.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마음.
난,
그런 마음을 갖고 싶고, 그런 사람이 좋다.
듬직한 바위처럼 묵직하고 든든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