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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형님댁에 갔다.
며칠 남은 시험에 마지막 피치를 올리기 위해
영란인 오늘도 학원엘 갔다.
세현이와 둘이서 갔지.
화서역에서 한 10 여분 가면 정자동 아파트.
허허 벌판에, 달랑 서 있던 전철역.
주변이 아파트 촌으로 바뀌어 완전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상전벽해란 말을 절감한다.
밖으로 나오니 춥단 것을 느낀다.
상당히 춥다.
도로옆엔 아직도 잔설이 그대로 쌓여있어 더 춥게
느껴진다.
겨울이 겨울답지 않다가 며칠 추우면 이렇게 난리들이다.
어렸을땐, 겨울은 늘 이랬는데.....
꿀을 샀다.
보나 마나 술은 좋아하는 형님이 준비했을거고...
이미 막내동생내외와 현주가 와 있었다.
주안상 차려놓고, 덕담을 나누고 있었나 보다.
수원에 살아도 이런 기회가 아니면 자주 만나지 못한단다.
문을 여자 마자 흰 개가 짓는다.
-이거 갑자기 왠개?
-지난 번에,영업마치고 나오려고 하는데 왠 개가 문으로
들어오지 뭐해요?
그래서 어쩔수 없이 누가 버린건가 보다 하고 갖고 왔죠.
산 짐승을 어쩌지 못해 어거지로 차일 피일 기르고 있어요
누가 달라고 하면 줄려고요..
귀엽다,
포동 포동하게 살이 찐 개가 앙증맞게 살살댄다.
-아빠, 우리가 기를까?
-개는 안돼, 절대로 ....
녀석의 입이 뿌르퉁하게 나온다.
개란 개답게 길러야 한단 지론엔 변함이 없다.
개와 함께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자고 거실에서 함께
노는 모습은 역겹다.
그 냄새며, 펄펄 나는 털이며...
생각만 해도 구역질난다.
영란이와 세현이가 그렇게 개를 좋아한 말을 해도
개 만은 절대로 안된단 애길 확실히 입력해줬다..
개가 싫은건 아니다.
허지만, 애완견이든 어떤 개든 개는 사람과는 별도로
길러야 한단 생각이다.
아무리 귀여워도 개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가끔 티비에서 함께 기거하고, 놀고 밥도 먹고 하는
풍경들을 보면 보기도 역겹다.
세대차이라고 해도 어쩔수 없다.
천성이고, 싫은건 싫은 거지.....
15 일 후에,
선친의 기일에 와야 하고...
형님의 회갑에도 참석해야 한다.
요즘 회갑잔치는 안해서 가까운 친척들과 점심이나 하고
제주도 여행을 보내드린단 이벤트도 발표하는 대현..
함께 어울리고 술 자리까지 할려면 밤을 지새야 한다.
그건 내 적성에도 맞지 않다.
아마도 밤엔 칠영이와 덕성이도 올텐데.....
-아빠,
피시방에서 딱 한 시간만 있다 올께...
-그 시간 약속 꼭 지켜야돼, 알았지?
-네..
까치산역에 와서 또 다시 피시방으로 가겠단 녀석.
함께 동행한 것에 거절 못하고 허락했지만 참 별난 놈.
추운줄도 모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