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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의 시대는 갔다
버리기 위해 음악을 듣는다. 하드 디스크 안에 몇 기가의 MP3 파일들이 저장되어 있다. 그것들을 빨리 빨리 들어치우지 않으면 자꾸 쓰레기처럼 쌓인다. 쓰레기처럼 쌓이면 어느 노래가 어디에 들어있는지 절대 알 수 없다. 다운받아 놓고 시간이 흐르면 누구의 무슨 노래인지 가물가물해진다. 그렇게 가물가물한 파일들이 수천개. 사실 그 중 많은 노래는 듣지도 않고 폴더째로 휴지통에 드래그하여 내다 버린다.
거의 모든 노래를 20초 이상 듣지 않는다. 내 하드에 들어 있는 노래들을 모두 다 들으려면 내 인생의 상당부분을 할애해야 한다. 물론 노래의 처음을 많이 듣지만, 드래그하여 중간 부분도 한번, 끝 부분도 한번 듣는다. 뚝, 뚝, 노래는 끊기고 노래의 전체 구조는 내 감각의 자장 밖에 있다. 이름도 없는 수많은 숫자뭉치 덩이. 노래들이 꼭 정충 같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무방향성의 그 수많은 정충들이 하드 안에서 바글거린다. 하드 안에 있는 것 같지만 실은 그것들은 지금도 끝없이 어디엔가로, 누군가에게로 가고 있다. 당나귀니 뭐니 하는 프로그램을 걸어놓고 있으면 도저히 하루에 다 들을 수 없는 양의 노래들이 뜬다. 물리적으로 그렇다.
파일은 너무 간접적이고 무가치하고 손쉽다. 아무리 좋은 음악이라도 MP3 파일은 귀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공연 현장을 찾는 일에는 예전보다 더 적극적이다. 생생함. 음반을 사지 않은 지 꽤 오래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음반 시장은 불황을 호소한다. 그런데 음악을 듣는 사람들의 저변은 오히려 더 넓어졌다고 할 수 있다. 나 역시, MP3 아니면 찾아 듣기 힘든 노래들을 많이 찾아 들었다. 희귀한 노래들도 MP3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판 구하려고 동두천까지 나다니던 때가 있었다. 물론 지금도 파일 찾으려고 밤새 인터넷을 헤매는 젊은이들은 많다.
그러나 예전만큼 수고스럽지는 않다. 음악 청취자의 저변은 넓어졌는데 음반시장이 불황이라면 음반의 생명이 다해가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진실일 것이다. 음반이라는 것이 세상에 나온 지 100년가량 된다.
처음에는 실린더 형이었고 얼마 안 가서 지금의 디스크 형으로 바뀐 음반이 1980년대 정도부터 디지털 음원의 저장물인 CD로 정착했다. 음악에 관한 한, 음반은 죽어가고 있다. 우리는 음반이라는 매체가 시름시름 죽어가고 있는 현장을 목격하고 있다. 그렇다고 슬퍼할 것도 없다. 냉정하게 그 변화의 앞, 미래를 봐야 한다.
<<인터넷에서 퍼 온글 >>
사족을 달면...
너무 쉽게 얻을수 있는 노래들.
공 태프 사서 한개 녹음하는데,800원 투자했다.
70 년대 후반이라, 그게 어느 정도의 가격인지 가늠은
안되지만, 가벼운 부담은 아니었던거 같다.
<선경의 스마트 공 테이프>가 인기있는 공테프..
아끼고 아낀 돈으로 , 음반하나 사들고 들어서면 가슴이
설레던 추억들.
어서 듣고 싶어 발거름을 재촉했던 그런 시절.
하루밤에 수 십번을 들어도 싫증나지 않았던 노래들...
그렇게 소중한 음반였고,
어쩌다 좋아하는 음반을 선물이라도 받으면 날아갈듯
즐겁던 기억들.
지금은 그렇지 않은가?
mp3 하나에 수백곡을 저장해 놓고 항상이라도 들을수
있는 노래들.
뭐가 듣고 싶고,뭐가 아쉬운가.
노래의 홍수속에 묻혀있음서도 외려 음반시장은 죽고..
소중하고 ,귀한것이 뭔지 모르는 지금.
모든게 풍족해서 다 좋을까?
자신이 좋아하는 음반을 사서 그 노래만 반복적으로
들었던 그 시절.
모자람속에서 외려 더 소중하고, 음반 한장 한장이 더해 갈때
마다 마음은 배부르던 그 때..
그때가 더 좋았던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