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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친척


  사촌이내의 친척 모임.
만난단 것은 그렇게 반갑다.
어떻게 부인할까, 도도히 흐르는 핏줄의 의미를.....

12 시에,
모두 모였다.
신사동에 홀로 사시는 사촌형수와, 사당동 형님만
빠졌다.
다 큰 딸을 연탄가스에 저 세상 보내곤,
가책으로 술로 세월을 보내다 결국 당신도 저 세상
따라 가신 신사동 형님.
형님가시니, 형수도 덩달아 시댁일들에 열의가 사라졌다.

인정많고 , 매사에 자상하셨던 신사동 형님.
술이 원수, 술 아니면 그렇게 가실 분이 아니셨는데....

시골에 과수원을 경작하시는 가장 연장자이신 사촌형님.
사촌 여동생 남편까지 이 모임에 참석차 왔다.
분명 사촌 여동생은 나 보담 나이가 적어 아랫 사람인데..
그 남편은 나 보담 나이가 8 살이나 더 많고 들어 보여
처음에 대화할땐 미안(?)한 맘까지 들었었지...
(새 파란 것이 반말찌거리 한다고??ㅋㅋㅋ...)

또 군대제하자 날 어디든 취직시켜 주려고 백방으로 뛰어
다니셨던 시골 형님..
잊을수 없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신경써주신 큰 형님..
그 정 잊지 못해 늘 하향하실땐 작은 봉투하나 찔려주곤
하지...

결혼전만해도,
한달에 한 두번을 찾아 다녔던 후암동 누님.
적십자 병원에 입원하자 마자 혼비백산하여 뛰어 왔던
그 누님.
-저앤, 내가 좋아한 것을 잘 알아.
그래서 사왔어, 한번 줘봐....
식성까지 알았던 누나.
분당으로 이사간 뒤에, 이런 기회나 만나니 마음으로 나마
미안하다.
이젠 ,
60 을 훨씬 넘겨 많이 쇠약해 뵌다.

성북동 호랑이라고 스스로 자랑하길 좋아하는 사촌매형.
범씨란 성(한글로 같을 뿐 , 한자는 전혀 관계 없음)때문
에 자신을 호랑이로 표현하고 즐긴다.
-매형, 저 교도관 학교 교육가야 되거든요?
-그래 알았다.
내가 나갈께, 서울역에서 기다려....
하곤, 서울에온 촌두기에게 쏜살같이 달려와 차로 데려다
주셨던 매형.
언젠가, 하룻밤 자는 동안에 저녁내내 술 타령으로 주정한
모습은 지금도 그 좋은 이미지를 질려버리게 하기에 족한
풍경였지.
두고 두고 자신의 추한 모습을 보인걸 미안해했다.

자신이 중매한 사람과 결혼하라고 몇 사람을 중매를
섰던 성북동 작은 누나...
인연이 안되어 맺지 못했지만, 나에 대한 관심은 지대했던
누나였다.

왜,
옛날엔 사촌의 관계가 그렇게 끈끈하고 가까운 사이였을까?

시골서 자란 우리들.
아마도 부모님들의 가까운 관계와 멀지 않은 곳에 살았던
것들이 가깝게 지낼수 밖에 없었을까?

세월이 흘렀다는 이유만으로.....
나이가 들었단 이유만으로.......
세상이 달라졌단 이유만으로.....

그렇게 가까운 사촌사이가 좀 데면데면하게 지낸단 것이
좀은 안타깝다.

-이젠, 다음에 북한의 관광이 육로가 열린다면 부부 동반으로
북한한번 관광가자구요.....
하고 제안한건 성북동 매형.
-그러자구....
회비에 좀 더 거출하면 충분히 갈수 있을텐데.....
즉석에서 합의한 사항.

이렇게 만나면 좋은 것을.....
사당동 형님의 불참이 못내 섭섭했다.
모든 것을 털고, 망각하고 합류하면 어떤 문제가 아닐것을...
즐거운 모임였지만.....
반쪽짜리 모임같은 생각이 내내 떠나지 않은것이 아쉽다.
어떻게 참석하게 해야지.
어떤 노력을 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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