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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동네거리에서,
잘 나가는 노래방을 인수하여 잘 되고 있다던
이종 사촌 형님 명제.
-이제야 정착되어 돈 좀 만져 보나 보다.
그랬었다.
부전자전인가?
어쩜 생김새도, 방랑벽까지 돌아가신 이모부를 꼭 빼 닮아을까.
한곳에, 한 직장에 정착하지 못하고 늘 뱅뱅 돌았다.
좀 진지하게 붙어있지 못하고 자꾸 옮기다 보니 오는 복도
달아난단 애길 자주 들었다.
-명제 형이 시골에서 살 모양인가 봐.
어디 빈집 있음 사달래요.
-왜, 천호동에서 노래방 잘 되고 있다며...??
-잘되긴...
그게 헐집을 엄청난 권리금 주고 들어갔으니 다 떼게
생겼는걸 어떡해요?
자그만치 2 억이래요.
-무슨 권리금이 그렇게 비싼거냐?
-나도 몰라요..
어제 그의 동생 경제와 전화 통화다.
이제서야, 빈 털털이 되어 귀향한다면....??
삭막한 그곳에서 어떤 일을 하겠다고 귀향인가.
답답할 일.
서울에서 뭣을 한다 부산에서 뭣을 한다 어쩐다...
하고 소문만 무성할 뿐....
늘 그렇게 여태껏 살아오더니 이젠 좀 정착하고
되는가 했더니......
어떤 진지한 노력과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한 성격이 그렇게
불어온건 아닌지 모르겠다.
난,
서울이 좋다.
고향은, 마음에 그리고 추억으로 묻어두고 싶을 뿐..
그안에 들어가 삶을 시작하고 싶지 않다.
농사도, 어떤 일도 서투룬건 예나 지금이나 같다.
-왜 나이가 들면 귀향해서 살아야 한단 말인가?
퇴직해도 서울에 살거다.
그건 와이프도 같은 생각이다.
아님, 조금 들어간 곳에서 터 밭에 채소심고, 닭도 기르고
하는 그 정도의 취미생활은 하고 싶다.
손수 기른 상추에, 고추넣고 삼겹살 궈 먹는 맛...
그런 삶은 좋지만, 일하기 위해 농촌으로 되돌아가 살고
싶은 맘은 애당초 없다.
사업이 실패하여 낙향한다고?
고향 사람들이 어떤 연민의 시선으로 볼걸 느껴보지 못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