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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진로에 관한 문제야.
이걸 선택하고 정말 후회하지 않겠지.
나중에 말리지 않았다고 원망하는거 아니지?
-네...
대답이 단순하다.
생각을 고쳐보라고 했지만, 녀석은 단호하다.
-왜 인문고가 싫은데....?
나 같음 새로운 마음으로 가다듬고 열심히 공부하겠다.
하면 되는거니까...
-전, 이런 일이 더 좋아요.
절대 후회하지 않을께요.
서서울 상고 조리학과를 가겠단 녀석.
친한 친구가 자꾸 권유했나 보다.
그 친구의 아버지가 다니고 있는 세라톤호텔.
조리를 하고 있다는데, 그 친구도 아빠따라 조리과
를 선택했단 것이 큰 영향을 미쳤나 보다.
친구따라 강남간격이지....
왜 공부를 그렇게 싫어할까?
공부건 뭐건 책을 본단 자체를 그렇게 싫어한다.
독서하라면, 겨우 만화책 뒤적이는 녀석.
조리학과 나와서 그런 계통의 대학을 나오면 되겠지만...
그게 맘 대로 될까..
실력이 별로라고 해도 고등학교에서 심기일전하여,
불이 붙을줄 기대했던 나...
<설마 고등학교 가면 뭔가 달라지겠지??>
뒤통수를 얻어 맞은 것 처럼 멍멍하다.
어떻게 하겠는가?
자식을 이긴 부모가 있는가.
영란이가, 엄마가 곁에서 그렇게 충고를 하고 조언을
했어도 굽히지 않는 녀석.
-너 확고한 신념으로 선택해야지.
친구가 그걸 선택했다고 덩달아 하는건 바보짓인걸
알지?
주관이 있어야지.
글고 머리에 확고한 너 만의 미래상이 그려있어야지.
공부하기 싫은 현실을 탈출해선 아무것도 아니야...
마음이 참담했다.
어젠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어떻게 내 맘과 그렇게 다를까?
지난 3 년간의 나태를 훌훌 털고 분연히 일어설걸 기댈
했는데 변함이 없으니.....
차분하고,매사가 꼼꼼한 영란이와 덤벙대는 녀석
어떻게 이렇게 다른지.....
이젠, 녀석의 분발과 자신에 찬 모습을 기대할수 밖에 없다.
내가 꿈 꾸던 모습은 이게 아니었는데...??
이젠, 녀석의 등어리를 두드려 주고 현실에서 가장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란 말을 해 줘야 하나 보다.
아직은,
그의 인생에서 어떤 불꽃도 피어오르지 않았으니...
헌데, 왜 내 맘이 이렇게 처연하기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