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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후엔,
김장이란걸 해본적이 없는거 같다.
언제 한번정도 해 봤던가?
신맛나는 김치 보담,
늘 싱싱하게 막 담근 김치를 좋아한 취향땜에......
김장을 아예포기하고 산건지 모른다.
어렷을땐,
김장은, 월동준비의 하나로 중요한 행사중의 하나였는데..
이모님이 한 동네에 산 탓으로 , 오늘은 우리집 다음은
두째, 담은 세째이모님 순으로 했지.
김장을 하는 날은,
싱싱하게 절인 배추김치에 따순밥을 먹을수 있어 좋았다.
그 자리에서 돗자리 펴고, 퍼 질러 앉아 북북찢어 밥위에
척척 걸쳐 먹던 달디단 밥맛....
어떻게 잊혀질까?
터밭에서 막 캐낸 배추를 앞 시냇가에서 씻어 날린건
우리들 몫이고,그걸 소금에 적당히 절이고 버무린건
어머니와 이모님의 몫.
맑고, 투명해서 바닥까지 훤히 비치던 그 맑디 맑은 시냇물.
그 물에, 배추든 무우를 다들 씻었었다.
공해니, 회색빛의 물이니 하는 소릴 들어보질 못했다.
손과 발에 낀 때를 흰 모래로 벅벅 긁음서 때를 벗겼으니
얼마나 맑은 물이었나 하는건 상상이 간다.
봄엔,
시냇가 둑으로 쑥을 캐러다녔고, 여름엔 미역을 감음서 하루를
보냈던 그 시냇가..
지금은,
갈대밭으로 변해버린 무심한 시내.
소중한 자연을 보존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앙갚음 처럼
보여 가슴 아프다.
점심은,
보쌈에,술 한잔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걸 알고 식당아줌마가 술도 준비해 뒀다.
비록 1 시간의 짧은 시간였지만, 모두들 좋은가 보다.
이런 자리 싫어한 사람 없긴 하지만.....
-저 문 닫고 2 차 나가시죠 뭐..
-정말 그래 버릴까 보다.
일 나면 , 그땐 뭐라고 변명하고?
-기분 좋아 한잔 걸쳤다 하면 누가 뭐라고 할까요?
-글쎄??
아마도 여길 떠나야 할걸...ㅋㅋㅋ
이거 입에서 술이 땅기는데..
어떤 계기만 생겼다 하면 술을 마시고 싶은 맘.
즐거운 시간였다.
김장날에,
이런 분위기에 빠져든것도 오랜만인거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