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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살았던 시골의 겨울.
지금 생각해도 참 궁색하고 적적했던거 같다.
간식거리라야, 생 고구마나 무우, 생쌀정도였고,
그것 조차도 항상 부족했으니.....
지금 생각하면 전설같은 현실.
앞집 만옥이네는 그래도 잘 산 편이라, 그런 간식거리가
충분했고, 간혹 맘에 맞으면 그런 간식을 나눠 주기도
했었다.
외 아들에 잘 사는 집이라, 뭐가 아까웠겠는가..
허지만, 나이어린 내겐 그런 후한 맘을 보여주지 않았던 그.
야속하기도 했지만, 참을수 밖에 없었지.
힘세고 나 보담 나이 많은 그를 당할수 없었으니..
만옥이 아버지가, 머슴으로 살면서 악착같이 돈을 벌어
많은 토지를 갖게되었지만, 부자가 된뒤에 180 도 바뀐
그의 거들먹거림을 보다 못한 동네 사람의 손에 죽임을 당했
었다.
자신이 머슴으로 살았던 그 부잣집을 너무도 괄세하고 무시한
것에 화가 난 그 사람이 죽창으로 찔러 죽였단 애기를 부모님
으로 부터 들었다.
얼마나 무시했으면 자신이 부렸던 머슴을 죽여야 했을까?
가해자도 결국은, 만옥이 삼촌으로 부터 목숨을 뺐겼지만...
두 집안이 한때는 ,
앙숙관계였지만, 원한을 풀고 좋은 관계를 유지한듯 했다.
진심으로 푼건지 몰라도......
그런 비극적인 사연을 간직한 그 집.
그 흉가가 바로 우리집 앞에 있어, 다른 곳으로 이살 가고
싶어도 맘 뿐....
상상도 못했을거다.
집터에 문제가 있었던지.........??
만옥이네가,
이웃동네로 이사가고 다른 사람이 이사왔다.
별명이 꺽쇠라 불리운 인상이 험상굿은 형으로
말 상대가 되질 못하는 인간답지 못하는 그런 쌍놈근성을
가진 자가 이살 왔다.
<이웃 사촌>이라고 하는데.....
뒷집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앞집은 말한마디
건네지 않고 살았었다.
소 닭쳐다 보듯 했었을까?
인간답지도 않아서 아버진 상대조차 않고 지낸사이.
술만 먹음 소릴 꺽꺽 지름서 쌈을 붙여와서 < 꺽쇠 >란
별명을 누군가 붙여 주었었다.
기 막히게 분위기에 맞는 그 사람의 별명.
동네 사람들과 싸우지 않은 사람이 없을정도로 쌈꾼.
막무가내식의 말이 통하지 않은 자였다.
술만 먹었다하면 온 동네가 그 자의 쌍욕으로 떠들석
했고, 허구헌날 자신의 가족을 못살게 굴었었다.
그 자의 쌍욕은 태어나 처음 들어본 욕은 다 동원해서
해댔으니........
인간의 근본을 따져야 한단 것이 이런데서 나온건 아닌지..
아마도 ,자신을 인간대접을 해주지 않은것에 대한 콤플렉스
였는지도 모른다.
그 꺽쇠도 결국은,
아들로 부터 방화에 의한 죽임을 당했었고....
그 아들은 사건을 은페하려다가 들통나 방화에 의한 살인죄로 7 년을 복역하고 나왔었다.
그 집터가 기운이 센건가 보다.
대문자리만 바뀐 예전의 만옥이네 집.
퇴락한 모습,그대로 서 있다.
새롭게 지어 살법도 한데, 자신의 아버지가 죽은 그 집터에
그대로 눌러 살고 있는 간큰 그 아들.
참 괴이한 일이고, 이해가 되질 않는다.
추운 겨울 날,
만옥이네의 따뜻한 남향의 대문앞.
고만한 애들이 시끌벅스럽게 놀았던 그 공터.
깔끔한 옷을 입고 항상 간식거릴 갖고나온 만옥이.
마치 선행하듯......
한 줌의 쌀을 나눠주던 의기 양양하던 그.
그도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아주 오래전에,
추석을 며칠 앞두고 철길에 뛰어 들어 자살했단 비보.
참으로 기구한 운명의 부자.
부자가 명대로 살지 못하고 비명에 갔으니,
이것도 불가에서 말하는 업보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