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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방송국 20 층 웨딩홀.
ㅊ 씨의 자녀결혼식이 있었다.
2시 30 분이라, 하루 스케줄잡기가 어렵다.
그가,
공직을 떠난지 딱 6 년.
그래서 다들 안면을 바꾼걸까.
아는 얼굴이 별로 눈에 뜨이질 않는다.
ㅊ 씨의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는건가?
아님,
마주칠질 없으니 일부러 안면을 바꾼건가.
비정하리 만치 안면 바꾸는 사람들의 심리를 어떻게
알수 있겠는가?
혹시나, 아는 얼굴을 만날까해서 기다렸지만,
없었다.
둘이서, 한층 아래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도
그런애길 했다.
인심이 무심하다고....
내가 아는 ㅊ 씨.
퍽 고지식하고, 안면을 바꾸는 스타일이 아닌데...
인간성 좋고...
그 이유를 모르겠다.
오랫만에 봐서 그런가?
누가 봐도 노인으로 밖에 보이지 않은 모습.
그 사이에 맘 고생이 많았었나?
꺼칠한 모습과, 더 야윈듯한 모습에서 그의 살아온 날들이
결코 편안한 모습이 아니란걸 감지할수 있었다.
봉고타고 유유자적하게 팔도 유람한다더니...
그게 아니었나?
집에 오자 마자 영란일 델고 구로동 < 마리오 아울렛 >갔다.
어제 약속했기 때문에 갔다와야 한다.
아님, 또 1 주일을 기다려야 하니....
< 마리오 아울렛 >은 바로 영란이 세대의 옷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그들만의 브랜드.
역시,
휴일이라 설까?
1 층이든, 2 층이든 발 디딜 틈조차 없이 붐빈다.
하긴,10 대,20 대를 주고객으로 보고서 오픈한거라
그럴수 밖에 없을거 같다.
그 매장이 그 매장같고 그런데도,
영란인 눈을 크게 뜨고 열심히 고른다.
내가 할수 있는거란, 응답하는 것.
-아빠, 이거 디자인이 어때?
내가 보기엔 괜찮은데.....
-그래, 그래...
네가 좋으면 좋은거지.
아빤 네 옷은 잘 모르겠어.
색상 정도나 봐줌 모를까....
그 비좁은 매장을 2 시간 동안을 뱅뱅 돌았다.
어쩔수 없었다.
조금은 짜증도 나고 ,힘이 들었지만 오늘은 참아야 한다.
영란이를 위해 할애한 시간.
이 모처럼의 시간에 지가 좋아한 옷을 골라야 한다.
사지 못하고 가면 또 와야 하니까....
-지피지기의 브랜드, 짙은 쑥색의 코트 한벌.
체크 무늬의 겨울 남방하나....
코트가 59,000 원, 남방 25,000 원.
생각보담 싸단 생각이다.
거긴 비슷한 브랜드라 가격도 거의 비슷비슷했고....
디자인도 그것이 그것 처럼 보였지만, 자꾸 고른걸
보면 보는 눈이 다른가 보다.
-이왕 온김에,
지갑과 밸트도 살래?
-지갑과 밸트는 고급으로 살거야.
백화점 가서....
-백화점이나 여기나 그게 그거지 뭘..
-오래간직할거니까, 좋은 것으로 살거야.
-아빠가 사다줄까?
-안돼,내가 고를거야.
사고 싶은 곳에서 옷을 샀으니, 좋다.
모처럼 아빠 노릇한거 같아 기분도 좋고...
-어때, 맘에 들어?
-사고 싶은 다자인이야..색상도 그렇고...
-오리털 파커 하나 더 살래?
-됐어,하나 있음 돼...
왜 돈을 낭비하려고 그래?
-네가 추울까봐....
내 팔장을 끼고,고개도 살짝 기댐서 걷는 사랑스런 딸.
언제 봐도 귀엽고 예쁘다.
고슴도치도 자기 새낀 이쁘니까....
나오면 아빠란 존재가 좋은가 보다.
건강한 모습으로 곁에 있어 준단 것도.....
아~~!!!
그래, 행복이 바로 이런거야.
내 작은 수고가 모처럼 영란이 기분을 업시켰으니..
모처럼 착한 아빠 노릇한거 같아 맘 뿌듯하다.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닌, 이런 작은 것에서도
얼마든지 찾을수 있는거 같다.
바빳지만, 보람있는 휴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