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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2 일째

종말없는 슬픔인가?


  

엊그제 사무실에 들른 우 00 씨..
시름에 잠긴 얼굴과 핏기없는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아주머니 어때요, 요즘??
-그저 그래요.
뭐 차도가 없으니 미치겠어요.
내 생활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부인의 갑작스런 발병과 장기 입원.
1년간을 식물인간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
매일 병원에 가는 것이 하루의 일과가 되어 버린
그 사람 우 00...
나 보담 3-4 살아랜데도 퍽 늙어 보인건,
심적고통이 어떠했으리란 것을 알수 있다.

< 불우직원 돕기 >도 요즘은 시들하다.
하긴,
돕는단 것도 한계가 있는거라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면
쉬운게 아니지...
간병비와 치료비로 무려 1 억여원이 지출되었단다.
집도 팔고 월세 방으로 내려앉았단다.
그래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단 절망스런 상황.
그 처절한 심정이 어떠할거란건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그건 산게 아니라서.......

-의사도 완치는 기대못한다네요.
그렇지만,어떻게 해요?
의식은 있는데 그렇게 죽게 할순 없잖아요.
기적을 믿는 수 밖에...........

정확한 진단과 기대치가 절망적인 상황이람.....
그래도 무 작정 식물인간으로 살게 해야 하는지...
뇌사상태에 심장 박동만 움직인다고 살았다고 할수 있는가?
지난한 문제지만, 어떤 법으로 정해져야 할거 같다.
오랜 투병생활로 가산이 거덜난 상황이라면?
그리고, 완치란 것도 기대할수 없다면?
그래도 숨만 쉬는 환자를 바라봐야 하는건지..........
안타까운 일이다.

1 년이상을 중환자실에 매일 병원으로 가는 남편.
어떤 회복의 증후도 보이지 않는 어제와 오늘이 같은 상황.
어떤 희망을 가지라고 할수 있는가....

겨우 3 개월을 투병하시다가 가신 어머님.
그래야 찾아갔던 것이 겨우 몇일이던가?
과연 지금껏 어머님이 어떤 회복도 못하고 그런 상태로
병실에 계시다면 한결같이 모실수 있었을가?
아니,
의사에게 편히 가실수 있는 길을 묻지 않았을가?
< 당신을 편하게 가시게 해 드린 것이 인간적인 게 아닐가요? >
하고 그럴듯한 논리로 애기했겠지만, 내 정신적인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그런 이기심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불효막심한 자식이 되지 않게 해 주신 어머니...
당신의 배려였는지 모른다.
앞을 훤히 내다 보는 그런 어머니 마음으로.....

유난히 큰 눈에 촛점잃은 시선으로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는
우 00 씨...
아마 통곡하고 싶을거다.
어떤 도움을 주지 못하는 우리가 더 아픈건 말할수 없는 일
이고........
종말없는 슬픔처럼 캄캄한 암흑에서 허우적인거 같은 그가,
왜 그렇게 불쌍하게 보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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