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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난, 할말이 없다.


  
지난 3 월중순경,
어머님의 병세가 나날이 악화되어 내일을 기약할수 없었던
그 때......
주현에게 그랬었지.
-너,
나중에 후회 말고, 살아계실때 시간내서 가 뵙도록 해라.
내가 보기에 회복이 어렵겠더라.
알았지??
-네, 헌데 제가 퍽 바쁘거든요..
-임마, 그게 말이라고 해?
어떻게 그런 말을 할수 있어?
바빠도 꼭 시간내서 갔다와야 해...

너 명심해, 나중에 꼭 후회한다....

사람을 알아 볼수 있을때 어머님 손이라도 잡아
보라고 간곡히 부탁(?)했었다.
아무리 바빠도 이 보담 더 바쁜일이 어디있겠는가.
바빠도 미룰일이 따로 있지.
이처럼 시간이 촉박한 일을 어떻게 미룬담??
영영 세상을 떠날지도 모르는데......

그 이후,
어떤 안부전화나 , 위문도 없었다.
핸폰은 늘 꺼져있었고........
-못된 녀석.
그래도 차마 이렇게까진 할줄 몰랐는데....???
부탁도 했고, 어머님의 병세가 위중하단 것도 누누히
알려주었건만,깡그리 뭉게고 침묵속으로 빠져든 놈.

가끔 시골에 올땐,
어머님이 얼마나 귀여워 해 주고,불쌍하다고
신경을 써 주었던가?

그 토록 오랜 세월을....
그런 인정이 무슨 의미가 있던가...
그게 다 수포로 돌아갔으니......

배은망덕한  놈.

끝내 보지도 못하고, 가셨다.
놈도...끝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세상에나..!!!
자기 아버지 몫을 생각해서라도 왔어야지.
아니, 와 보진 못해도 최소한 전화라도 해 주었어야지.
전화 한통 없던 놈.
그리고, 지금껏 어떤 통화도 할수 없었다.
<오냐, 두고 보자..
네가 그런식으로 우리와 절연하고 살겠단 의도인거 같은데..
그래 네 식으로 잘 살아라..
어떤 애련이나 어떤 애증도 보이지 않으리라...>

-어떻든, 넌 아빠의 핏줄이 흐르고..
의성김씨 가문인거 만은 부인 못하는거 알지?
그럼 어떤 위치건 네가 자주 왕래하고 그래야지..
오지 못하면 전화라도 자주 자주 하거라..
엄마가 오지 않은다고 너 조차 그럼 못쓴다,알았지?
-네, 큰 아버지 자주 자주 들릴께요..
-그래, 그래...
새해 무렵에 왔을때, 신신당부했던 말.

그런 다짐조차도 흘려버렸으니.......

-난,네가 영영 발을 끊고서 인연조차 끝내는 것으로
알았는데, 오늘 왠일이냐?
-죄송해요.
저 그 동안 외국연수 갔더랬어요.
-흥, 그랬어?연수??
그럼 전화 한통화 하기도 그렇게 힘들더냐?
갔다와서도........????
-....
-헌데,왠일?
난, 너에게 어떤 할 말도 없고 듣고픈 말도 없는데...
하고 싶지도 않고....
말을 해도 알아 듣지 못한 놈하고 무슨 대화할수 있어?
-담주에 군대 입대하거든요.
-그래??
그건 내게 애기하지 않아도 되는데....
알았다. 잘 갔다 오너라...
찬 바람나게 돌려 보냈다.
맘 같아선 뺨이라도 쳐 주고 싶었다.
<야, 임마 네가 어떻게 뻔뻔 스럽게 내 앞에 나타났어?
네가 인간이야...
꼴도 보기 싫으니 빨리  꺼져 버려..........>

고개를 숙이고 사라지는 놈.
보내 놓고 보니 맘이 아프다.
월요일날 입대한단 조카를 이런 식으로 밖에 대할수 없는
아픈 현실.
마음에 용서가 안된단 사실.
어쩔수 없다.
<네가,조금만 인간다운 짓을 했던들 두 손을 꼭 잡고 위로를
해 주었을텐데...

몸 조심하고,늘 힘든 엄마 생각하고....그랬을 텐데...
난, 도저히 널 이해하지도 못하고 용서도 안된다,지금....>

-이 놈아, 뭐라고 그랫냐?
그 불쌍한 놈을....
이렇게 어머닌 나무라실까?
마음이 쓸쓸하고 아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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