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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그 날을 위해......


  

-두 견화 피는 언덕에 올라,
풀피리 맞춰 불던 내 동무여...

섭이가 잘 불렀던 노래.
최갑석이가 부른 < 고향에 찾아와도 >란 노래다.
이 노래도 그 녀석에게 배웠지.
그가 그리워 고향에 가면 그와 놀던 뒷동산 올라
이 노랠 불렀지.
그와 함께 불렀던 그 뒷동산 그 소나무 아래서...
부르다 목이 메어 중단하고 말지만....

언제 봤던가......
그때가 언제던가...

섭관 아마도 하루를 만나지 못하면
안달이라도 날듯.....
우린 매일 만났다.
그 녀석이 오던가, 내가 가던가...
<니네들은, 남자끼리 연애하니? >
친구들의 놀림도 우연은 아니었다.

우린,
시간이 있음 그 녀석의 집뒤에 있는 아람드리 소나무 숲.
하두 커서 우리둘이서 껴앉으면 겨우 손이 닿았을까?
자주 올랐다.
그가 노래 부르고,난 하모니카 부르고....

-우린 절대로 헤어지지 말자.
-어른이 되어서도 서로 가까운 곳에서 살자.
-어떤 경우에도 우정은 변치 말자.
손가락 걸고 맹서했다.
적어도 내가 군대가기 전까지......

그와 내가 헤어진 결정적인 이유는 그의 집이 광주로
이사간 뒤다.
환경이 바뀌고, 나이가 들면 마음도 변하는가?
소원해 졌다.
그래도 휴가 나와선 찾아갔지.
여전히 변함없은 우정을 과시하러.......

나도 고향을 떠나고, 그도 떠난 고향.
그가 살던 광주의 집도 예전의 집이 아니었다.
그의 집 주소를 알아서 호적조회를 해 봐도 아니었다.
호적도 할아버지와 함께 올라있음 알수 없는것.

잠적을 해 버린 이유가 어디있을까?
그의 어떤 위치라 해도 우린 친구고,
소꼽 친구가 아니던가?
그 녀석이 날 찾으려 하면 식은죽 먹기인데....
어떤 노력도 하질 않았다.
그 숱한 추억들을 망각의 늪으로 묻어 버렸나?
아님,
자신을 이 세상에 내 놓기 싫은 건가?

섭은,
누구보담도 쾌활하고, 매사를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보는
성격이라, 나 보담은 훨씬 편하게 살줄 알았는데........
어떤 방법으로도 찾을수 없었다.
그의 할아버지와 어머니가 모셔져 있는 산소조차도
오지 않은걸까?
보지 못했단 동네 사람들.

어떤 불길한 생각(?)도 간혹 해 보지만.....
설마 그럴리는 없을거다.
그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어 모든 것을 차단하고 살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어떤 지인과도 인연을 끊고서.....
세속이 싫어, 산사로 들어갔을가?

어떤 모습으로 있다해도 우린 만날수 있을거다.
망각하기엔 차마,
많은 추억을 간직한 우리들.
그대로 묻어 버리기엔, 너무도 아쉬운 시간들.
잊을수 없다.
섭도 지금쯤 무심히 지는 낙엽을 바라봄서 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연륜이 더해감서 새록 새록 드는 그리움.
사랑도, 우정도........

섭아~~!!!
우리 만나는 날,
얼싸앉고 앙천대소 하자 꾸나.
그 날을 위해 우리 치미는 슬픔조차도 숨겨두자 꾸나.
그리움 조차도 꼭꼭 숨겨두자 꾸나.
너와 나의 감격의 해후를 위해.......
부디 건강하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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