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2 일째

작은 소동



  
대형 수족관서 헤엄침서 놀던 열대어들.
출근하자 마자,
먹이 던져 주는 재미가 쏠쏠했다.
늘,
먼저 출근한 탓에,
그 재미를 누릴수 있는건 늘 내 차지.


퇴근전에,
먹이 주고,
하룻밤을 새웠으니, 얼마나 배가 고프랴....
지난 토요일 지나, 일요일을 지나 월요일.
옆에 가기만 해도 입을 벌리고 몰려드는 물고기들.


-헌데 오늘은 이게 왠일인가?
수족관의 불은 꺼져 있고,
허연 배를 하늘로 내 밀고 둥둥 떠 있는 열대어들.
어림잡아 열댓마리는 된다.
그 아래 작은 물고기 들도,
죽기 바로 전인듯..
반쯤은 옆으로 눠 있다.
수족관은 이미 죽은 물고기 썩은 시체로 냄새가 진동하다.
또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죽은 시체를 뜯어먹는 참상이란
것인가?


큰 고긴 전멸.
작은 고긴 죽음 일보직전..
보다 적은 산소만 있음 생명을 보전할수 있는 작은 물고기.
위기상황에선,
작은 고기가 더 강한가 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단 말인가?
누가 코드를 빼 놓고 갔을까?
또 토요일의 최종 보안 당번은 뭣을 했을까?
세세하게 살폈더라면, 이런 일은 미연에 방지할수
있었을 텐데.....
나사가 빠져도 한참 빠졌다.
이래서,자주 자주 반복적인 두뇌 주입교육이 필요한지
모른다.


수족관 관리 업자를 부르고, 물을 새로 채우고..
썩은 물고기는 비닐에 싸서 버리고....
새로운 생명을 불러 넣었다.
한 순간의 방심.
한 근무자의 나태가 귀중한 물고기를 죽게 만들었다.
물론,
코드를 빼 버리고 퇴근한 사람의 책임이 크지만,
그것보담도,
보안 담당자의 챙기지 못한 불찰이 더 크다.


당분간은,
활가차게 뛰노는 열대어들의 먹이를 주는것을 못할거 같다.
지금의 수족관엔,
전 보담 훨씬 작은 물고기로 채워져 있기 때문..
-저게 언제 전 처럼 그렇게 클까.....
이렇게 월요일은 조금은 울적한 사건으로 시작된다.
날씨는,
너무도 좋은 가을날씨인데.....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992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91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