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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3 일째

가자, 산으로.....


  
태풍 매미의 발광도,
여긴 아무런 흔적도 찾을수 없었다.
동해와 남부지방으론 , 엄청난 피해가 속출했단 보도만
봤다.
그 광풍앞에 , 인간은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가...


항구적인 대책은 없는 건가....
하루 아침에 터전을 잃어버리고, 한숨속에서 지내야 할
이재민....
수확을 눈앞에 두고 흙탕물로 엉망이 되어 버린 한해 농사.
이런 아픔,
우린 함께 해야 한다.
재해앞에, 어쩔수 없는 재앙을 당한 사람은 다른 사람아닌
바로 우리의 부모, 형제니까.......


관악산은,
멀쩡했다.
언젠가는, 뿌리채 뽑인 나무들이 수두룩했는데....
수도권은, 매미가 와보지도 못하고 비껴간 모양.


6시 30 분의 관악산.
엊그제 까지 내린 비로 맑은 물이 철철 흐르고 있었다.
기분좋은 아침.


한 30 여분 오르다가 늘 쉬는 그 보금자리.
땀을 씻고, 머리도 감았다.
목욕도 할수 있는 풍부한 물이었지만, 무리였다.
이런 찬물에 목욕했다간,
감기에 걸릴지도 모른다.


맑은 물에 정갈히 씻은 포도.
검 붉은 포도가 입맛을 다시게 한다.
발을 담그자 아직은 찬 냉기가 시럽다.


그년 ,
차도 집에 두고 와서 어느때 보담도 여유롭게 오를수 있었다.
가다 쉬고, 가다 쉬고......
이런 산행이 산을 오르는 재미리라.
잔뜩 습기를 머금은 산.
초 가을의 산이라도 어느 곳에서건 가을의 정취는 찾을수
없었다.
가을 날씨라기 보담, 늦 여름에 날씨가 더 맞을거다.
습기가 가득하고, 끈적거리는 여름 날씨.
가을은 더디게 오는 모양.


-누가 계절을 붙잡을수 있을까?
어김없이 단풍은 산에 물들어, 계절이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 자연의 순리.
서서히 갈색으로 변해가는 가을을 누가 부인할거나.......


우린 쉬는 곳에서 느긋하게 쉬기 위하여,
잰 거름으로 옮긴다.
천천히 오른단 것은 왠지 갑갑하다.
비가 내리고 난 뒤의 깨끗한 산과 하늘.
푸른 하늘이 퍽 아름답단 생각을 해 본다.
-저런 파란 하늘이 우리의 가을 하늘이지...
시골의 담장 아래엔 빨간 고추가 멍석에 널려있을거다.
그 위로 고추잠자리 나는 모습도 보일거고......


그녀나 나나,
살아있음을, 우리가 아직은 젊단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산행을 하는지도 모른다.
가파르고, 구불 구불한 산길을 걸어도 왠지 즐겁다.
대화가 통하고 , 웃을수 있는 사이.
외로운 동행이 아닌,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하는 동행.
그래서,다리가 아픈지 모르게 우린 걷는다.


부부끼리 침묵속에서 오르는 사람들..
히히덕 거림서 오르는 우릴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참 즐겁게 사는 사람들 인가 보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일까......
맑은 가을날의 등산.
여전히 유쾌하고,즐거운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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