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Sign Up
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6 일째

가까운 곳인데도 왜 오지 못했을까?


  5시 약속을 해 놓고 깜박 잠이 들었다.
비가 오지 않으면 관악산 등산,
비 오면 드라이브 하자했다.


5시 30 분의 전화 벨.
그녀의 전화.
4 시에 일어났다가 , 깜박 잠이 들었나 보다.


5시 정시에 와서 기다렸단 것.
-비가 오면 드라이브 한단 것을
철석 같이 믿고 온것.


-오늘 드라이브는, 내가 운전대 잡았으니 맘대로 달릴래요.
이러쿵 저러쿵 하지 말아요.
-대체 어딜 끌고 갈건데 그래?
나 9 시에 사무실 나가야 해.
비상 해제가 안되었거든.......
-네,
걱정 마십시요.
그 시간안엔 확실히 모셔다 드릴겁니다.


비는 내리고 휴일.
거리는 눈에 차들도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고요할 정도로 한산한 일요일 아침.
늘 가던 자유로.....
헌데 오늘은 엉뚱한 곳으로 핸들을 돌린다.
-이건 자유로 아니잖아?
-내가 묻지 말라했죠?
내가 운전대 잡았으니 내 맘대로 몰고 갈거니까..
묻지 말고 따라만 오세요.


영등포 로터리를 지나, 노량진 지나서 수산시장 앞으로..
직진으로 달린다.
흑석동, 글고 나타난 < 국립묘지 >
국립묘지 앞에서 세운다.
6 시에 문을 여는 시간이라 미리온 사람들 몇몇이 서 있다.
그들옆엔,
물통하나씩을 끼고....


-차는,
8 시에 통과할수 있습니다.
키가 껑충한 보초병이 그런다.
-잠간 가서 물만 길러올텐데요?
-규정상 어쩔수 없습니다.
-자꾸 그런 애기하지마..
군인은 명령에 살고 명령에 죽는데.........
저 군인이 어떤 융퉁성을 부릴수 없는거야.
괜히 차 통과시켰다가 기합받으면 어쩔려고 그래?


차를 밖의 도로변에 세우고, 물통을 들고 갔다.
입구에서, 한참을 올라갔다.
한 10 여분 산의 정상으로 오르자 사찰이 거기에 있었다.
< 지장사(地藏寺) >
신라 말 고려초라고 하니, 국립묘지 생기기 전에 세웠던 절.
참 절경에 세웠던 절인가 보다.
그리크지는 않지만, 깔끔한 모습이 어울린다.
그 아래서 물을 길러오나 보다.
벌써 거긴 많은 사람들이 물통을 들고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고,오고 있는 사람도 많다.


< 국립묘지 >는 오래전에 왔었다.
아버지가 상경하셔 서울 구경 시켜드린단 것이 바로 이 국립묘지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은 때라 장인도 함께 동행했지.
영란이가 태어나지도 않았던 때..
육영수여사의 묘가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때라..
1981 년경이나 되었을까?
하얀 국화꽃으로 수 놓은 영구차를 보관하고 보여줬다.
아버지가 60 대 중반때였고, 장인 또한 몇살아래 일뿐..
비슷해서 함께 동행했던 것이 그렇게 행복해 보였지.


그 주변을 돌다가 준비해간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 왔던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몇년이 흘렀는가?
그때 가 보곤 오늘 간거다.


- 짙은 푸르름으로 드리워진 초원.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원시림의 숲..
그 조용한 곳에 호국의 영령들이 이 나라를 지키고 있다.
- 상병 김 00 ...
1970 년도 울진에서 전사.
그렇게 숨진 저 사람은 나와 동갑이거나, 함께 군에 몸 담았던
사람이리라.
누가 알아주지도 않은데 이 조국을 위해 저렇게 자신의 몸을
불사른 사람이다.
오직 이 나라와 이 민족을 위해서..
아니, 울진 삼척 공비 출몰시에 전투에 참가한 우리사단 전우인지도 모른다.
우리 부대도 그때 그 전투에 참가했으니까.......
나를 대신해서 죽어간 그 동료....
감사해야 한다.


여긴 ,
이런 아침 보다는 느긋하게 도시락 싸 들고 주변을 천천히 돌면서 잠시나마 조국과 호국영령을 한번정도 생각해 볼수 있는
그런 시간을 갖어야 하리라.
나이든 사람보다는,
피 끓는 젊은이들이 갈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좋을거 같다.
조국의 의미와,
호국영령에 대한 추모의 정을 가끔은 느낄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도 말이다.




Write Reply

Diary List

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9 독백 98

History

Kishe.com Diary
Diary Top Community Top My Informa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