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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비 오는데 술 마실까?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보나 마나 비상 근무지시일거다.
얄밉게도 꼭 퇴근 5분전에 하달되는 비상근무지시.
- 누굴 약 올리려는 심산가?
차라리 낫다.
집에 가서 나오라 하면 더 화가 나거든....
막 발 씻고 티비 앞에 앉으면 나오란 전화.
이 짓도 몇일이나 갈진 모르지만.........


<승용차 자율요일제>
우리 동이 실적이 나쁘단 독촉 전화.
그렇다.
원래가 깨어있는 사람들이 이런 것은 기피하거든..
인센티브나 찾고, 이러네 저러네 트집이나 잡고....
사람들의 의식은 엉뚱한 데에 있는데 무슨 자율제란 것인지..
참 답답한 사람들...


-전에 이미 퇴직한 지인들,
-조카와 형님차, 그리고 친구의 업소에 오는 차들.
-그녀와 그녀의 친구들 차.
어쩔수 없다.
얼굴에 철판(?)을 깔수 밖에......
그렇게 전화통에 매달려 애원섞인 하소연을 했어도 겨우
10 여대의 실적 뿐.....
허탈하다.
언제 쯤이면 마감되려나.....??


-저녁은 자장면이나 시키죠?
-무슨 소리...
하다 못해 해장국에 소주 라도 한잔 함서 시간죽이기
해야지,어떻게 자장면 먹고 대기한담....
해장국에 진로 몇병도 갖고 오라해..
이런 비 오는 날에 대기함서 소주 한잔 하는 낭만도 없이
자리만 지킨단 말인지..
어쩜 사람들이 그렇게 멋이 없는지 모르겠다.


-비 오는데 어때?
오늘 소주 한잔 할까..
내가 죄인이라 한턱 쏠께..
-이 사람 무슨 소릴 그렇게 해.
난 절대로 그런 생각하지 않으니 잊게.....
그 친구 이 00.
어머님 별세시에 꼭 왔어야 했던 사람.
첨엔 서운했던게 솔직한 심정였고, 조금은 분노까지 치밀었다.
-나도 그런 처지면 그렇게 모른척하고 말았을까?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았을꺼 같았는데...
위로 한마디 없던 그 친구의 매정함이 섭섭했지.


나도 그게 조금 걸려 전화도 않고, 그도 침묵으로 일관.
그게 부담였던가 보다.
술 한잔 하잔 애기.
술 한잔 하면 모든 것은 없던 것으로 사라지나...


전화만 하고 성의를 보이지 않던 숙.
그녀에게도 어제 전화했다.
시간이 흐르니,미움도 사라지는건가 보다.
- 우리도 한번 만나자꾸나.
향이와, 복이, 그리고 순에게도 연락해라.
이번 모이면 우리 정기적인 어떤 모임체를 만들자 꾸나..
이렇게 맥 없이 살 이유가 없잖아.....?
- 그래?
거 좋은 생각야.
내가 우리 집으로 초대할께 네가 와서 그 모임에 대해선 애기
해봐..
다 좋아할지도 몰라....


내가 마음을 열기로 했다.
닫고 있으면 그 문이 언제 열릴지 모른다.
내 마음을 여는 것이 더 편한 것 .....
미움도, 시간이 흐르면 좋은 감정으로 되는 것.
망각이란 참 좋은거다.
처음처럼 그런 미움이 남아있다면 어떻게 살수 있을까...
그 사람이 그럴수 밖에 없었던 이유..
그 이유를 이해하면 편하다.


비는 이미 그쳤는데, 해제는 아직 먼듯.......
아무런 연락이 없다.
그냥 튈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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