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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2 일째

식사 문화


  
6시 비상근무 발령.
오늘 부터 일주일간 시행되는 을지훈련탓.
군대시절에, 이 훈련으로 일 주일 동안 옷도 구두도 벗지
않고 비 좁은 막사에서 지낸 탓으로 걸렸던 무좀.
아직껏 악령처럼 끈질기게 괴롭히고 있다.


현역은,
이런 훈련은 실전을 방불케 하는 거라 완전 전시행정체제로
바뀐다.
부대도 계획된 곳으로 이동하고, 모든 병사들은 완전군장에
임전태세로 바뀐다.
허지만, 젊음이 넘쳤던 그런 훈련 조차도 애틋한 그리움이다.
우리가 출동했던 홍천의 이름모를 계곡이며, 산들...
평창군 진부면의 그 펑퍼짐한 초원은 어떻게 변했을까?


군인시절 처럼 모두들 행정차량으로 이동하여 20 여년간
오직 감자탕으로 명성을 떨치는 곳에서 아침을 먹었다.
여전히 비 좁고 낡은 건물이지만, 명성 때문에 아직도 늘
아침은 사람들로 붐빈다.


이미 홀엔 일단의 사람들이 아침 해장국을 먹으러 왔나 보다.
대여섯명 정도의 사람들..
모두가 얼굴이 검고,옷 차림이 허름한걸로 봐서 공사장에서 막일
을 하는 사람들로 보였다.
그들의 대화는 듣기 조차 거북할 정도의 욕설로 이어졌다.
술을 한잔씩 먹어서 그런가..
큰 소리로 말을 하는 것은 고사하고 , 욕설을 서슴없이 내 뱉으니 듣기조차 민망하다.
주인은 연신 우릴 쳐다보며 미안한 표정이지만,
어쩔도리가 없나 보다.
그들도 손님인지라.....


외국선 이런 식당에서는 옆 사람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속삭이듯 말을 한단다.
그 만큼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배려하는 것이 몸에 밴탓..
그들이 우리나라의 식당에서 떠드는 것을 보곤 깜짝 놀란단다.
그들의 눈엔,
이런 행위들이 참 기이하게 보였을테니까....


선진국, 문화민족이란 척도는 비단 물질적인 것이나 문화유적이 많단 것으로만 판단하는건 아니다.
이런 사소한 것들이 문화민족을 판가름 하는 척도도
될것이다.
남들이 욕을 하건 말건 입에 침을 튀김서 듣기 거북한 욕설을
예사로 하는 사람들..
홀이 떠나갈듯이 큰 소리로 떠들면서 식사하는 사람들..
부끄러운 자화상이란 것을 알아야 할텐데....
왜 모를까?


-아주머니,
아까 저 손님들 말이죠.
그렇게 홀안이 떠나갈듯이 떠들고 욕설을 퍼 부으면서 애길하면
조용히 귀띰을 해 주세요..
여긴 많은 손님이 있으니 조금 자제해 달라구요..
아셨죠?
보셨잖아요?
오늘 아침은 소화가 제대로 될런지 모를 정도니까.
이렇게 애기하고 나왔지만,
내 희망사항일 뿐......
주인 아줌마는 또 다시 반복되도 그렇게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을거다.
자신에겐, 그런 사람들이라도 한 사람이 더 오는 것이 중요할테니까......
의식이 문제다.
그런건 가르쳐 주지 않아도 다 아는 상식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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