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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소문을 들은건 지난 주,
일심회 모임에 올거란 것.
딱 강산이 네번이나 바뀐 흐름.
궁금하지 않을수 없었다.
-어떻게 변했을까?
현숙,
그녀의 이름이다.
초등학교 동창이지만, 그녀와의 인연은 상당히 깊다.
남산 큰 댁의 바로 앞집이라 자주 본단거 빼고,
素 누나와 친하게 지냈던 탓에 자연스럽게 나와도 가까운
사이가 된거 아닐까?
나이도 素누나와 같아, 나 보담 한살이 더 많다.
왜 가슴이 뛸까?
그 시간의 흐름속에 이젠 많이 변했을텐데...
날렵한 몸매에 훤출한 키,
갸름한 형의 이쁜 얼굴..
지금도 그럴까?
-야, 실로 오랫만인데 뭐 말을 그렇게 어색하게 하냐?
우리 서로 그 시절로 돌아가 터 놓고 하자 응,그게 좋아..
-그래도.....?
-지금 이렇게 말은 하지만 우린 소꼽친구야,
그런 동심으로 돌아가 애기 하잖니까..
그게 서로가 더 편하다.
우린 모이면 다들 그렇게 터 놓고 지낸다.
얼마나 편한지 몰라, 그게.....
-그럼, 그래..
-헌데 넌 지금도 이쁘지?
-ㅎㅎㅎ..
내가 나이가 몇인데 이쁘다니..
그렇게 생각이 들어?
-그럼 내 상상엔 넌 그때의 소녀같이 보인단다.
현숙인,
5 학년이 되어 남녀 반으로 분반되기 전까진 한 반에 있었던거
같다.
나이가 많기도 했지만 누나 처럼 의젓했고, 얌전도 했다.
담임였던 오 수섭 선생님,
어느 토요일 날엔 삼자와 그녀와 나..
셋이서 부름을 받고 그 선생님 집으로 갔다.
그 부름이란 것은 조금은 으쓱한 정도의 월등감였지.
여러 사람중에서 선발되었단 우쭐함...
담임 선생의 신임을 받는 거란 믿음.
그땐,
왜 그렇게도 의식을 했는지......
기실 우린 벽지를 발랐는데..
그 날,
오후에 일을 하여 밤 늦은 시간까지 벽지를 발랐다.
그리고, 그 방에서 선생님을 가운데 두고 두 여잔 왼편에
난 오른 편에 잤지.
그건 선생님의 배려였지만, 여자와 함께 한 방에 잔단 것이
왠지 쑥쓰럽고해서 옷을 입은 채로 잤던거 같다.
지금 같아선 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그 옆에서 잤을텐데..ㅋㅋ..
40 년이란 시간,
어찌 보면 참으로 긴 세월.
왜 엊그제 처럼 손에 잡힐듯 가깝게 느껴질까....
素 누나 따라 함께 나물케러 가고,
삐비 뽑으러 가고, 여자친구 집에도 함께 갔었다.
누난 왜 나를 그렇게 델고 다니길 좋아했을까?
동생이 아니라, 편한 친구 정도로 생각했을까?
그립다.
-암튼 서로 소식을 아니까 한번 놀러와라.
내가 한턱 쏠테니.....
-쏜다?ㅋㅋㅋ..
그래 그래..누가 쏘든 쏴야지..
꼭 갈께..
둘 사이에 많은 시간들이 흘렀는데도 이렇게 수수럼없이
애기를 할수있는 사이.
그 친구란 것이 이렇게 편하고 좋은거다.
-고무줄 넘기할때, 여자애들 치마 걷어 올리며 놀리던 기억.
-뒤에서 여자들 머리 잡아 당기기..
그런 개구장이 시절을 떠 올리며 수다 좀 떨다 와야지.
동심의 세계로 가면 남자의 수다도 대단하거든....
그립단 것은,
다신 되돌릴수 없는 추억땜에 그런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