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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6 일째

코 골이


  
숙소는 너른데 침대는 딱 2 개다.
한 방에 두명씩 밖에 잘수 없게 만들었다.
우리 방은, 7층이고 문을 열면 뒤의 숲의 향기로운 냄새가 물씬 풍기는 쉬원한 바람이 들어오는 곳이다.


헌데, 비록 하룻밤이라고 하지만......
내 파트너가 공교롭게도 낯이 익지 않은 사람이고,
의사출신인 보건소 과장.
40 대의 의사인데 인상이 좀 둔하게 보였다.
- 하필 그 많은 사람중에 밥맛없는 의사람?
하룻밤을 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 했는데....
같은 급수의 행정직 공무원이람 얼마나 좋았을까?
재미없는 하루를 보내게 생겼다.


10 시경에 숙소에 들어갔더니, 키를 그가 갖고 갔나보다.
어쩔수 없이 그 술판에 가야 한다.
키를 갖고와야 하니.........
후론트에 맡기면 될텐데 미련하게 왜 갖고 있나?
-자 여기 키 있어요, 자...
-아니, 왜 키를 갖고 있어요?
후론트에 갖다 놓으면 서로가 편할텐데....
못 마땅한 볼멘 소리로 한 마디 했다.
술을 마신 그가 무안한 모양이다.
더욱 얼굴이 벌겋게 된다.
-아니,
난 내가 갖고 있는것이 안전할거 같아서요.
-숙소에 뭐 도둑맞을거 있어요?
문을 열어 놓으면 될걸가지고.....
오기 싫은 술판까지 오게 한 그가 미웠다.


샤워하고 한 숨 잤었을까?
역겨운 술 냄새가 방안에 퍼진걸 느낀다.
( 여태껏 얼마나 퍼 마셧음 저렇게 술 냄새가 진동할까?
의사란 작자가 술이나 퍼 마시고.....................)
- 술 한잔 마시러 오시지 않고서요?
- 난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오늘 아니면 먹을 기회가 뭐 없나요?


그가 자리에 눕자 마자 코를 곤다.
코를 고는 것도 그저 평범한 코골이가 아니라 이건 대들보가
흔들릴 정도의 커다란 소리다.
-커~~억~~커~~억...
지겹다,
술 냄새와 코 고는 소리.
자다 보니 새벽 2 시다.
11 시경만 되어도 숙소를 바꿔달라고 할수 있을거 같은데
이런 새벽에 어떻게 하겠는가 미안해서...


그의 코 고는 소리를 차단하기 위해 불을 켰다.
그가 빠곰히 쳐다 본다.
-내가 코를 좀 골죠?
-좀이 아니라 상당히 심한데요.
잠을 못 잘거 같아서 일어났어요.
-미안해서 이거........
하나도 미안한 표정이 아니다.
또 다시 이어지는 연속적인 코고는 소리.
다시 일어나 귀에 화장지를 끼웠다.
그 소리가 적게 들릴뿐 여전히 들린다.
( 참 저렇게 코를 고는데도 이혼당하지 않고 사는 것이 용타..
아니, 이혼하지 않고 살고나 있는가?
쳇 의사란 자가 자신의 코 골이부터 수술하지...
아니야, 와이프가 그런 코 고는 소리를 못 들은건지도 몰라.
아님, 와이프도 같은 코 골이인지도....................)


코고는 사람을 보았다.
아니, 코 고는 사람도 흔하다.
허나, 다 코고는 것이 이 사람처럼 요란하게 지속적으로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어쩐지 둔하게 보이더라니......)


온 밤을 깊은 잠에 빠져들지 못하고 뒤치적 거리다가 날이샜다.
하루만 더 잠을 자게 된다면 당장 파트너 바꿔 달라고 했을거다.
눈 꺼풀이 쳐지고 까칠 까칠하다.
5 시에 일어났다.
잠은 자지 못했지만 더 잠자리에 들수 없었다.
그의 코고는 소리는 아침까지도 지속되었으니까.....
다른 방의 g 를 깨워 함께 등산갔다.
새벽의 공기가 너무도 싱싱하게 스며든다.
어제의 주당들은, 지금의 이런 공기를 어떻게 마실건가?


-참 코고는 소리가 왜 그렇게 요란해요?
난 첨 봤어요.
나 어제 밤에 한숨도 못잔거 알고 있나요?
아침에 그를 보고 그런 말을 했다.
일부러 미안한줄 알게 하기 위해서다.
그런 말도 않음 먼저 사과할줄 아는 자도 아닌거 같다.
얼굴이 두꺼워서....
-미안해서 어쩌죠?
제가 어제 술을 많이 먹어서 더 그런건가 봐요.
-오늘 교육은 하룻동안 졸게 생겼습니다.덕분에....
미련하게 통통한 볼을 한대 쳐 줬음 쉬원하겠는데 그럴수도
없고......
할수 있나, 재수 없는 놈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니..
운수 소관으로 생각해야지...
다 운이야,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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