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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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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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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해가 뜨는 동해에
그 바다을 향해 웅크린 산줄기에
바다도 산도 둔갑을 한다
시간이 내는 발자국 앞에
마침내 자신의 모습을 바꾸는 자연
지구별에서도 해마다 사막은 늘어나고
그리운 바다는 줄어든다
행여,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고 말하지 마라
마음은 산중 운수납자도 열지 못하는
나무서랍 속의 낡은 비밀서류일 뿐이려니
경주 나산 수리봉에 올라 하늘을 보라
제 성좌로 찾아와 빛나는 밤하늘의 별들과
보름이면 어김없이 자신의 몸을 굴리며
제 자리로 돌아오는 둥근달
약속하지 않아도 찾아오는 사랑 있으니
기다리지 않아도 돌아오는 약속 있으니
경주 남산 머리 위로 보름달이 뜨는 저녁
사랑, 그 아름다운 자리를 찾아 돌아오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우리 약속을 보라
우주의 모래알 같은 작은 지구에서
욕계 육천 우주를 환히 비추는
우리 사랑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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