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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삶 자체가 고해라 했거늘....
고통없는 삶이 어디 있을까?
어머님 병석에 눠 계실때,
환자인 몸으로 눠 있는 당신도 당신이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동생 순이의 마음.
잔뜩 졸여있는 동생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온갖 정성을 다해 가신 날까지 한시도 떠나지 않고
지켜준 동생.
지금도 고맙게 생각한다.
-아들이건, 며느리건 누가 그럴수있을까?
그런 정성도 헛되어 가신 당신이 야속하지만....
-과연 소생이 가능할것인가?
소생이 가능하다면 언제나 될것인가...
이게 가장 알고 싶은 점이었다.
다들 와서 보곤 고갤 흔들곤 해도 왜 그렇게 부정하고 싶은지?
순이도 절대로 소생할걸로 확신하고 있었단다.
어디서 그런 믿음이 오는건가?
믿음 보다는 소망이겠지, 자신을 최면을 걸고 싶은 것.
중환자 실에서 허무하게 영안실로 옮겨가는 주검들.
참 허무했다.
따듯한 피가 도는 곳에 있지 못하고 냉동실로 옮겨야 하는
차디찬 주검.
그게 죽은자의 비극였다.
산자의 편에 서지 못하고 어둠속에, 고요와 함께 있어야 하는 주검들.
그 간극이 너무도 허무했다.
아니 너무도 간단했다.
그 경계란 것이 이 편과 저 편이었다.
하나의 선이었다.
선을 건너면 거긴 주검이 있는곳이었다.
하나의 선을 건너면 바로 주검이 있는 곳.
2003 년 3 월 31 일에,
내 생애 가장 참담하고 비참한 심정으로 달려갔던 < 한국병원 영안실 >
희미한 불빛아래 푸르빛이 도는 어머님의 주검이 거기에 있었다.
아니다.
얼마전에,
중환자실에서 자주 대하던, 미음을 억지로 먹여드릴려고 힘겨운
실랑이를 하던 어머님이 하필 거기에 계셨다.
눈도 뜨시지 않고 지극히 평온한 모습으로 생경하고 낯선 곳에서
당신은 계셨다.
왜 하필이면 이곳에........
어쩜 그리도 차기만 할까?
어쩜 그리도 냉정한 모습일까?
< 에이 이 불효자식들, 나 하나 살리지 못하고 이제야 오냐?
무슨 낯짝을 들고 왔냐? 무슨 볼일이 있다고......>
하신거 같은 당신의 비정하고 차디찬 모습.
어안이 벙벙하기만 했다.
고요하고 차디찬 영안실이 어쩜 그리도 외롭게 보였을까?
다시 당신의 얼굴만 보곤 다시 우린 서랍같은 곳으로 당신을
밀어 넣어 드렸다.
그게 우리가 할일뿐..
89세의 연륜.
어쩜 당신은 아버지가 누린 것보담도 17 년이나 더 사시가 가셨으니 여한이 없을지도 모른다.
허지만,
고통없이 어느 날 갑자기 가셨다면 기쁜 마음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가셨다면 얼마나 마음이 홀가분할까........
- 일찍 퇴원하지 말고 병실에 더 계시게 했던들.......
사실이지 , 거기 까지 내려가 병 간호를 못하는 우리들이
내린 결정였다.
퇴원하는 것이 그 나마 우리가 마음에 부담을 더는 것이라고..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글고,
좀 더 일찍 병원으로 모셨던가?
탈진한 상황에서 병실로 가시게 했으니.......
두고 두고 한으로 남을거 같다.
다 부질없는 생각이고, 다 불효만 저지른 것들.
되뇌이고 싶지 않다.
아픈 상처를 건드릴까봐...
어머니와의 추억을 잊지 못해 아직도 전화만 하면 울먹이는 동생
순이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 다 잊어버려.
너 처럼 그 정도 정성을 기울인것을 어머니도 하늘나라에서 인정하고 고마워 하고 계실거다.
자꾸 깊이 생각하지 말어라.
이렇게 밖에 달래 줄수 없다.
불효자가 무슨 말을 할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