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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6 일째


  
퇴근하고 가니, 쇼파에 왠 티가 쌓여있다.
-이거 왠 티가 이렇게 많이 있니?
-모두 아빠꺼래요.
엄마가 아빠 오시면 입어 보래요.
-그래?
왜 하지 않던 짓을 하는건가...


5 개의 티다.
싸이즈가 100 이고, 색상도 그런데로 내 취향에 맞는 걸로
사왔나 보다.
근래 하지 않던 것들.


주로 내 옷은 내 취향에 맞는걸로 샀었다.
색상이든, 브랜등..
다 알고 있는듯, 그래도 맘에 든다.


와이프의 뱃장,
알아줘야 한다.
한꺼번에, 그것도 한개의 메이커 제품을 5 갤 사다니..
늘 내가 옷을 사고 그 돈을 와이프가 줬는데 오늘은 왠일일까?


언젠가, 오리털 파커를 사왔을때...
사다주고서 별로 좋은 소릴 듣지 못했었다.
색상에서, 디자인에서 내 까다로운 성밀 맞추기가 어려웠나 보다
그 뒤론 내 옷을 사지 않더니......


-첫째 디자인이 어쩌네..
-색상이 어쩌네..
그런 트집때문에, 내 소지품을 잘 사지 않는 편인 와이프..
차라리 돈을 주는게 더 편하단다.


부부도 살다보면 닮아진다더니...
조금 닮아진가 보다.
내 취향과 색상을 다 파악하고 맞는 걸로 사왔으니....
헌데,
100 사이즈는 조금 적은감이 든다.


나이가 들어도 변하지 않은 옷에 대한 욕심(?)
옷이 날개란 생각에 아직도 동감하는 나다.
나이가 들어감서 옷을 추레하게 입고 다닌 사람을 경멸하는
것도 변하지 않았다.
젊었을때의 옷...
헤지고, 낡아도 젊음이란 것이 다 커버해 주지만......
나이가 들어감은 모든 멋이 다 청결과 아름답게 꾸민데서
나타나는 법..


보는 안목도 날 닮아가고, 내 취향도 다 알았나 보다.
-이젠,
당신이 사 온 옷도 편하게 입을수 있을거 같다.
앞으론 사이즈를 105 로 골라봐..
-어때...
맘에 들어요?
-그럼, 사랑이 가득찬 감정으로 샀는데 맘에 안들면 안되지..
-난,
또 맘에 안들면 바꿀수 있게 말을 해 놓고 왔는데.......
그렇게 말을 하는 와이프의 표정이 행복해 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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