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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에 갔다.
여전히 그녀와의 동행.
9시에 약속했고, 늦은 사람이 티켓을 끊자던 그녀.
5 분 늦게 도착했지만, 그녀가 보이질 않는다.
둘러봐도 없다.
늘 먼저와 입구에서 기다리던 그녀.
-늘 내가 기다려야 하는 건가?
-여잔 한평생을 기다림속에서 사는 거야.
이게 뭐 얼마나 기다렸다고 또 그래?
그런 그녀가 오늘은 보이질 않는다.
매번 늦은건 나다.
약속시간에 맞게 도착했던 그녀다.
그 만큼 시간관념이 철저하다.
그래서 늦게 온 사람이 표를 사잔애기였다.
9 시 10 분경.
헐레 벌떡 뛰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멀리서도 금방 눈에 들어오는 모습.
빨간 티에 검은 바지에 베낭을 맨 모습의 그녀.
즐겨 쓰던 빨간 모자대신 오늘은 챙이 긴 모자..
- 표를 끊어야지.
- 네....
지성스럽게도 모자를 쓰길 좋아한다.
얼굴이 타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것 보담은 멋을
부린 것이리라.
글고 , 모자도 잘 어울린다.
난,
덥든 춥든 모자를 싫어한다.
제복과 모자 .
지겹다.
모자를 쓰고 제복을 입으면 왠지 분위기가 딱딱하다.
군대생활과 교도관 시절의 제복 근무.
왜 그리도 그 모자가 쓰기 싫었던지....??
집엔,
여기 저기서 생긴 모자가 먼지에 쌓여 걸려있을 뿐...
착용해 본적이 없다.
쓰면 멋도 없고.....
반바지 입고 가는 건데...
매우 덥다.
이젠 여름이 성큼 다가 왔나 보다.
늘 오면 쉬던 우리만의 쉼터에서 씻고, 간단히 아침도 먹었다.
집에선 아침은 늘 빵 한조각에 우유 한잔이면 끝인데...
산에 오면 왜 그리도 식욕이 왕성한가..
그녀가 정성껏 준비한 김밥과 과일을 먹었다.
더운 날씨를 안건가?
냉커피도 준비했다.
싱그런 풀내음이 솔솔 풍기는 숲...
그런 향기속에 먹는 맛은 뭐라 할수 없을 정도로 별미.
대단한 음식 솜씨가 없는 그녀가 만든 건데도 맛이 있다.
다 분위기 탓이 아닐까.....
< 삼막사 >
사월 초파일을 앞두고 , 사찰은 퍽 분주하게 보인다.
-연등하나 다는 데 얼만가요?
-한개당 삼만원이요....
사찰 앞을 연등으로 치장한 것은 모두 불자들이 돈을
주고 달았단 말인가?
연등을 달고, 소원을 빌고....
부처의 자비가 함께 하기를 기원하는 것이리라.
그래서 석탄일은 모든 중생들이 부처의 자비가 온 누리에
충족하기를 기원하고 , 바라는 날이다.
붉은 연등의 행렬.
벌써 사찰은 축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었다.
하산길은 항상 남이 다닌 길이 아닌 곳으로 해서 내려왔다.
그런 길이 무섭단다.
하긴, 그런 곳에서 낯선 사람을 만난단 것은 무섭기도 할거다.
사람이 사람을 무서워 하는 것.
현실이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으로 부터 죽임을 당한 것을
우린 흔히 봤었다.
물병이 두개를 준비했지만 물이 자꾸 먹고 싶다.
삼막사서 두개의 물병에 물을 체워 왔지만 갈증은
여전하다.
거의 다 하산 하는 시간에 오르는 사람들.
이 뙤약볓 아래 숨을 할딱 거림서 오르기가 쉬운게 아닌데...
여름 산행은 일찍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체력소모가 훨씬 더 많이 소비되는 이유...
쉬원한 바람을 맞으며 쉬는 기분.
저 멀리 관악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주변이 온통 아파트 단지로 변해 버린 변화.
작은 도랑이 흐르고 촌 사람들이 농사짓던곳이 이젠
현대식의 편리한 거대하파트 단지로 변해 버렸다.
산에 오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약간 피곤은 해도 , 산을 정복한 사람들의 그 상쾌한 기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