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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2 日目

당신의 모든 것을......


  
어머니,하루내 비가 내리군요.
왜 이리 마음이 허전 할까요?
내일이면,
당신이 가신지 딱 한달.
그렇게 되었군요, 벌써....


차마 당신의 이름을 지울수 없어 그대로 두었는데....
이젠 지워야 하나 봅니다.
유예기간 1 달.
1 달이 지나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답니다.


당신의 이름을,
그대로 둘수 조차 없는 현실.
마음이 아파도 지워야 하나 봅니다.


당신의 본적이,
나주시 노안면 아닌,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이란 사실.
이번에 알았어요.


언제,
당신의 호적을 열람해 볼 이유가 있었나요?
어쩔수 없이 지우기 위해 알아봤더니, 형님의 호적으로
가 있더 군요.
남편의 호적을 따르다가 , 이젠 장남의 호적을 따라야 하는
것이 숙명처럼 느껴지네요.


어머니,
설워 마세요.
이젠 공부상에 지워야 하는 현실.
영원히 복원이 되지 않은 이름.
어찌 합니까?


어젠 순이가 꿈을 꾸었답니다.
당신의 평소의 그 정갈한 모습을 보았답니다.
자꾸 자꾸 그 자리가 더럽다고 앉기를 주저 하더랍니다.
당신이 그랬지요.
아무리 힘들어도 , 아무리 바빠도 그저 넘기지 않으셨던
그 부지런함.
그 자리가 더러우면 꼭 치웠지, 그대로 넘어가지 않으셨어요.


- 죽으면 썩을 몸.
뭣담시 그렇게 몸을 애낀다냐?
게으른 자를 그렇게 질타했던 당신.
하두 들어 귀에 쟁쟁합니다.
가면 그만인 몸.
썩어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육체인데.....?
그걸 아낄 이유가 없는데....?


당신의 흔적을 찾을가 하고 호적을 봤어요.
1916 년생의 당신이 1937 년에 혼인신고 했군요.
그리고 아버지 사별할때 까지 50 년.
반세기를 그렇게 함께 해로를 하셨군요.
꽃 다운 나이 21 살에 결혼하고,
50 년을 해로 했던 당신.


일본의 야망이 태평양까지 진출하고,
우리의 젊은이를 자기들의 총알받이로 내 몰던 시절.
1937 년은 전쟁으로 자신의 영토를 확장하려던 일본의
야망이 하늘을 찌르던 때지요.
그런 어수선한 때.....
혼인을 하셨군요.


가난하게 사셨지만,
당신들은 행복한 삶을 사셨을 겁니다.
그렇게 한결 같이 50 년을 잉꼬부부의 금술을 유지할수 있었단
것은 바로 사랑의 힘이었을 겁니다.
사랑의 힘이란 ,
어떤 것도 초월할수 있단 것을 당신들은 우리에게 실증으로
보여 주셨습니다.


그런 당신들의 솔선수범을 따르지 못하는 우리들.
그저 부끄러울 뿐입니다.


여기 아닌 하늘 나라 1 달,
거기의 생활이 어떠셨나요?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 모든 번민도 없으니 편안
하시죠?
보고 싶은 아버지도 만나고 ,먼저 갔던 동생,그 놈도 만났겠죠..
그렇다고 너무 나무라지 마세요.
그 녀석도, 자기 마음대로 하지 못했을 겁니다.
어머님의 소식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직껏 전화가 없는 주현이..
마음이 아픕니다.


당신과 함께 찍은 가족 사진.
매일 바라봅니다.
-오냐,
별일 없냐?
하실거 같은 착각을 합니다.


어머니,
이젠, 여기의 모든 미련을 벗어 던지세요.
당신이 머무셨던 89 년.....
다 추억으로 접으시고 , 그곳에서 새로운 날을 만드십시요.
다 지나고 보니 물거품 처럼 허무한 시간 들이었죠?
어머니 이름도 지우고 얼굴도 지우고......
지나간 추억 조차도 매정하게 지우려고 노력 하렵니다.
편히 계십시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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