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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한화 증권 빌딩..
13 시 30 분에 h 의 딸 결혼식.
김포에 사는 p 씨의 전화다.
차를 갖고 갈테니 동행 하잖다.
자가용 보담은, 5 호선 전철이 더 빠른데......
여의도 까진 금방이다.
막힘없이 뚫리는 길...
보슬비가 쉴새없이 내리건만,차 운전은 하기 좋은 날씨..
한화 빌딩 26 층...
우린 차 한잔 함서 밑을 내려다 봤다.
줄지어 달리는 차 들이 마치 굼뱅이 처럼 느려
보인다.
-여기서 뛰어 내리면 참 그 기분 좋겠네....
-그럴테지.
땅에 닿기 전까진......
충동적인 자살을 막기 위해 문은 철저히 막혀 있다.
극적인 삶을 마감하기 위해 일부러 이런 곳에 와서
자살을 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 국회 의사당 >을 중심으로 좌우로 길게 줄지어 서 있는
푸른 나무들..
그 주변은 고층 빌딩이 없는 것도 나리님(?)들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배려일거다.
그 서슬퍼런 분들이 얼마나 막강한 힘을 갖고 있던가...
당해 본 사람은 다 안다.
시간도 여유가 있고,13 시 30 분까지 기다리긴 배도 고프고
해서 우린 식당으로 향했다.
어제 이어 오늘도 뷔페다.
어제 보담은, 훨씬 더 맛있는 것도 많고 여러가지를 구비했지만, 그 뷔페 음식의 한계.....
한번 돌면 먹을 게 없다.
보기만 해도 속이 더부룩하다.
호박죽만 몇 그릇 먹었다.
이런곳에 오면 호박죽이 젤로 맛이 있는거 같다.
같이간 p 씨와 몇 사람의 아는 얼굴 뿐........
낯 익은 얼굴이 몇 사람 보이질 않는다.
-h 씨가 인간관계가 문제가 있는건가?
왜 이리도 아는 얼굴이 안 보이지....
-이게 인심 무상 아닌가요?
그 사람이 직장을 그만둔지 한 3 년되니까 누가 오나..??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아는 사람을 외면하고 그런담..
우리도 그럴까요?
- 그럴 겁니다..
식사 마치고 , 식장에 들려도 역시 아는 얼굴은 없다.
나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그렇단다.
현직에 있다면 그럴까?
나도, 현직에 있을땐 죽었다 깨나도 안되는 걸..
나도 이렇게 되는 건 아닐까.......
내 얼굴을 보는거 같아 마음이 쓸쓸하다.
하객없는 결혼식.
이건 얼마나 가슴아픈 일인가......
오는 길엔, p 와 영등포에서 아담한 커피에서 차 한잔
하고 왔다.
아담한 홀이 넓어 보일 정도로 몇 사람이 없는 썰렁한 찻집..
몫 좋은 곳엔,
들어가도 좋은 자린 앉을수 조차 없었던 시절..
1980년대 까지만 해도 그런 커피의 모습..
이젠 젊은 사람들은,
이런곳 보담은 비디오 방과, p.c방과 오락실 등등...
가야 할 곳이 너무도 많다.
이런 고리 타분한 다방은 이젠 나이든 사람들이나 와서
흰소리나 하다가 가는 그런 곳이 되어 버렸다.
하긴,
이런 커피 조차도 이젠 별로 눈에 띄질 않는다.
점점 사라져 가는 옛 것들.......
내 소중한 추억들이 사라져 가버리는거 같아 마음이
기쁜것 만은 아니다.
이젠 커피도 역사속의 유물로 남을 날도 얼마 남지 않은것
같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