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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2 일째

빈 자리


  
늘 이런 휴일이면 문안인사 드리곤 했다.
매번 별다른 애긴 없어도.....
- 엄니, 감기 걸리지 않았지?
건강 조심해요....
- 알았다.
니들이나 잘 해라..
세현이랑, 영란이랑 별고 없냐?
- 그럼요..


젊은 시절 처럼 또랑 또랑한 음성은 아니어도
내가 하는 애기엔 정확히 응답하고 우릴 걱정했던 당신.
- 니 형 목소린 잘 알아듣지 못해도 니 목소린 잘 알아들어..
- 그래요?
굵고 저음인 형님 보담은 내 목소린 한 옥타브 높고 더 맑다.
가는 귀 드신 당신이 알아듣긴 더 편했나 보다.


어머님 가시고 처음 맞는 휴일( 남들은 휴일이 아니지만....)
어디 전화할데가 없다.
지금이라도 전화하면,
- 오냐, 오냐,,
별고 없냐?
하실것 같은 당신의 음성이 들려올듯 하다.
떠나신 뒤에 이런 허전함, 외로움, 소중함을 진즉 몰랐을까?


내가 이럴진데, 한결같이 옆에서 도란 도란 거렸던 순인
얼마나 사무칠까....
전화하기 조차도 괴롭다,
늘 울먹이는 음성,어머님 애기 땜에....


자주 뵙진 못해도 음성 만으로도 어딘가 든든했던 어제...
기쁜 소식을 젤로 먼저 전했던 어머님...
당신의 기억을 되살려 주고 잊어 버린 추억을 되새겨 주었던
편지들.....
- 너는, 어떻게 그런 깨꾸장빠진 것들을 기억하고 있냐??
하심서도 좋아하셨던 당신.....
이젠,
그런 편지 보낼 곳도 없다.
하늘 나라로 보낼까?


늘 지나고 보면 드는 후회..
그게 인생의 삶인줄 알지만....
당신의 빈 자리.
그게 이렇게 허전하고 , 넓어 보일줄이야...
예전엔, 미쳐 알지 못했다.
왜 주위가 이렇게 조용하고, 외롭기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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