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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난 다시 왔다.
다시 내 삶의 터전으로 ..........
사랑하는 어머님을 차디찬 흙속에 묻고..
어쩜, 만남과 헤어짐,
인연이 다 되어 그 끈끈한 매듭을 푸는 것..
그건, 너무도 당연한 일상사의 일들인데....
왜,,왜,,,
이리도 눈물이 나는걸까?
- 꽃이 피듯..
그런 환희의 계절인 3 월이면 당신은,
소생할줄 알았는데..
다시 우리들 앞에 당신의 의연한 모습을 보여줄거라
믿었는데....
그 소생의 계절인 3 월이 다가는 마지막 날에....
당신은,가시고 말았어요.
영원의 침묵 속으로...
어리석은 난,
그래도 당신이 그때까지 사실거란 기대로
4 월 5 일 식목일날에 하향할 생각을 했었어요.
오래는 머물지 못해도 그 병실에서 외롭게 지키고 있을 동생
순을 위로해 주는 것이 도리란 생각으로.......
허지만,
당신은, 그게 너무도 벅찬 것인가 봅니다.
-엄마가 오늘 넘기지 못할거 같애요.
자꾸 계기판의 산소수치가 낮아지고 있어요
간호사가 위험하다네요..
막내동생인<희> 전화였다.
-그래?
좀 침착하고 의사하고 상의해 봐라.
또 연락할게.
무슨일이 있음 상윤형님에게 알려만 주면 된다.
침착해 알았지??
사무실 찾아온 영란이와 식사후에 전화했다..
그때가 오후 1 시 10 분경..
-저 그 할머니 운명하셔서 방금 영안실로 옮겼어요..
왜 현실로 받아 들이지 못한 걸까?
이미 그걸 예감을 하고 있었는데...
가실거란 것은 시간 문제란 것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였는데..
지금의 상황은, 현실같지 않는 머언 꿈나라 애기처럼 들렸다.
지금 가면 허름한 병실에서 그대로 누어 있을것만 같은데...
가시다니...
가셨다니...???
와이프에게 전화하고, 세현이 학교로 전화하고 해서 모였다.
그때가 막 3 시경..
-이미 운명하셨다니,어쩌냐?
너무 서둘지 말고 천천히 가자꾸나..
우린 그걸 알고 있었잖아?
나를 위로한단 형님의 전화.
서해안 고속도로....
월요일 오후라선가?
띠엄띠엄 차만 다닐 뿐.....
날씨 정말로 좋다.
<이런 일이 아닌, 어머님 뵈러 간다고 한다면 얼마나 기쁠까?
돌아가시지 않고 살고 계신다면 지금 얼마나 좋을까? >
부질없는 상상을 해 본다.
굳은 내 얼굴을 아는지라 누구도 숨죽이고 앉아 있다.
침묵속에, 달렸다.
단 한번 휴게실에서 쉬었을 뿐...
씽씽 달렸다.
빨리 간들 이미 당신은 우릴 알아 볼수도 없는 머언 곳에 가셨을텐데..
8시경에 도착했다.
썰렁한 영안실..
벌써 준비한 당신의 영정을 누군가가 갖다 놓았다.
지금보다 훨씬 젊은 시절의 어머님 모습..
왜 당신이 여기서 날 맞아야 하는걸까?
이런 우중충한 곳에서...........
한 40 분 늦게 도착한 형님내외..
함께 어머님이 계신 안치실(安置室)
납덩이 처럼 차디찬 냉장실에 눠 계신 당신..
유난히 하얀 얼굴의 평소의 그 모습으로 우릴 맞는다.
편안히 눈을 감으신 모습..
머리를 만져봤다.
차디찬 감촉 뿐........
당신의 따뜻한 체온은 아니다.
오열하는 형님..
난, 눈물은 커녕 슬프지도 않다.
왜......??
왜 이렇게 냉정할까?
이 불효막심한 놈은 왜 어머님 주검앞에서도 눈물이 나오지 않은 걸가?
고요한 적막을 뚫고 형님의 오열 뿐..
난 그져 어머님을 뚫어져라 쳐다만 봤다.
가장슬픈 순간에서도 눈물이 나오지 않는 이 기막힘..
이 비정한 마음.
어머님의 별세가 현실로 받아들이지 않아서 그런가?
머리만 멍해 온다.
3 개월간 어머님 곁에있었던 < 순 >만 흐느끼고 있다.
< 나주 한국병원 > 간판의 네온싸인이 저주스러워 뵌다.
누군가 저 병원을 폭파라도 시켜버렸음 좋겠단 끔찍한
생각을 해 보곤 피식 웃었다.
어머님 죽음이 저 병원 탓은 아닌데.....??
내가 미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