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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당신이 우리 곁을 떠난지 7 일째..
다들 순이 곁을 떠났는데 그래도 전 오늘 떠났어요.
하루 더 있는들 < 순 >일 위로해 줄수는 없겠지만....
-오빠, 잘 가..
자주 자주 전화도 하고...
-그래..
너도 잘 추스리고 기분 전환도 할겸 어디 여행이라도 갔다 오렴..
-내 걱정마..
눈물을 그렁 그렁 함서 손을 흔드는 순이..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더군요..
순과 옆에 금례이모도 눈에 눈물이 흐르더군요..
이 기막힌 현실..
엄니...
우리 곁을 떠나 오랜만에 사랑하는 아버님 곁에 묻히시니
어때요?
그 동안 떨어져 있던 17 년간의 밀린 대화를 하시려니 바빴겠어요..
오랜만에 아버지 만나니 반갑죠??
오늘은,
어머님 뵙지 못하고 어젠 영란이와 함께 들렸지요.
기억이 나시죠?
당신의 묘의 흙이 부실 부실해서 발로 꾹꾹눌렀더니..
-아빠, 할머니 머리가 어느 쪽이야?
-여기....
앞에서 보면 뒤쪽..
그래야 편히 절을 받을게 아니냐?
-아.그렇구나.
지금도 할머닌, 여기 아닌 병실에 계신거 같아..
믿어지지가 않아.
-나도 그렇단다.
허지만, 이건 현실이고 서서히 그걸 인정할거고 슬픔도 날이 갈수록
깊이 깊이 들거야..
아빠도 지금은 왜 인지 현실로 받아들여지지 않아..
엄니....
그 불효막심한 동생놈..
그 놈 땜에 당신은 한시도 마음이 편치 않으셨어요.
대화중엔 의례껏 등장하는 그 놈의 애기..
그 놈애기 그만하라고 했다가 혼났어요.
니들이 어찌 내 맘을 알건냐...??
함서 쓸쓸히 쳐다보시던 당신의 모습..
7 순 잔치는 그 놈의 병중이라 무산되고..
8 순 잔치는 그 놈이 간 뒤라서 남의 이목이 두렵다고 사양하고..
한번도 당신을 즐겁게 해 드리지도 못하고 보내고 말았어요..
아버님 회갑에 해 드렸던 연초록색 한복 한벌..
그걸 그렇게 좋아하셨던 당신.....
당신이 떠나신 것이 꿈만 같고 거짓 처럼 생각이 됩니다
그저 후회뿐이고 , 불효만 저지르다가 끝나버리고 말았군요.
엄니...
우리 6 남매..
어느 누구 하나 흐트러지게 길르지 않고 건강하고 올바르게 길러주신
당신..
그 혹독한 가난속에서도 당신은 한번도 기품을 흐트러지거나,
궁색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어요.
비록 가난했어도 늘 기게 바르게 자르게 해 주셨던 당신..
그 사랑을 어찌 할까요?
보답도 못하고 보내드리고 말았어요 어머님...
<순이>의 눈물겨운 보살핌으로 난 소생할거란 기대를 했더랬어요.
그 정성으로 당신은 소생할거란 기대말입니다..
순이의 정성을 당신은 소생으로 보답할거란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도 가고 싶었던가요?
그렇게도 이 세상이 싫던가요?
어제는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제삿날이였어요..
그 목골산에 다정히 묻히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내가 올해 마지막일지 내년에 또 올지 모르겠다..
하곤 참석했었다는 애기..
작년에 당신이 그 제사에 참석했단 소식을 들었어요..
그 애길 함서 새집 이모님은 엉엉 울더군요..
그 이모도 81 세..
아마도 이모도 사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단 것이 슬픈가 봅디다..
왜 함게 가지 않고 혼자 갔느냐고 오열합디다..어머니...
그 이모의 울음 소리 들었지요?
-엄니가 안계셔도 자주 자주 오너라..
이렇게 힘없이 말씀 하시는 금례 이모님....
왜 그렇게도 허무하게 들렸던지요...
글쎄요.
당신이 안 계신 고향..
그렇게 자주 갈거 같지 않아요.
그런 고향이 무슨 의미가 있을런지요?
그래도 엄니..
너무 슬퍼 마세요.
자주는 못가고, 또 마음은 쓸쓸해도 당신을 뵈러 가야지요.
엄니,
이젠 그 고통에서 벗어나 외려 더 편하죠?
다 잊으시고, 옆에 있는 아버지와 동생과도 자주 자주 대화나누세요..
저승에선,
부부의 연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설마 부부의 인연을 맺은 사이인데 그럴라구요...
이승에 계실때 제대로 자식 노릇 한번 못하고 불효만 저지른 이 자식..
너그럽게 용서해 주십시요..
그리고, 편히 쉬십시요...
오늘......
이 불효자는 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