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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같은 사무실에 근무했던 최모 라는 사람.
잊혀지지 않는다.
그게 어찌 보면 당연한 것으로 보일지 몰라도 이해가 안되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최 씨는,
그때 승진시험 서열에 오른 후보자 중의 한 사람.
승진하기 위해 일부러 빽을 써서 비교적 편한 곳으로
왔던거 같다.
우린,
3 층 서고의 한 귀퉁이에 공부할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 업무는, 우리가 대신 다 처리해 줄테니 그저 공부만
해요...
- 고맙습니다.
승진하면, 내가 저 멀리 신촌쪽으로 가서 코가 삐뚤어 지게 술 한잔 톡톡히
살께요..
정말 고마워요, 김형.......
비좁은 공간을 옮기고 ,
또 선풍기도 사가 틀어 주고 할수 있는 성의를 다 배풀어 줬다.
그러던 중에..
그 부친이 암선고를 받았다.
6 개월 정도의 생존밖에 안된다는 의사의 암 선고....
몇 번의 병문안과 슬퍼하는가 하더니 그는 여전히 흔들리지 않고
책을 보곤 했다.
- 공부가 안되죠?
아버지가 저런 지경이니......
- 어쩔수 없죠.
당신의 운명이 그러니....
이젠, 당신은 당신의 인생이고 난 어쩔수 없이 승진 공부를 할겁니다.
이런 기회 놓치면 언제 또 올수가 있을지 모르고....
6 개월 생존한다던 그의 부친은 겨우 3 개월 정도??
돌아가시고 말았었다.
그의 부친은 돌아가실 무렵 집으로 퇴원하셨었다.
편안히 집에서 가실수 있게...........
그 먼 남쪽바다가 가까이 있는 남도 까지 갔었고..........
소란 스런 상가에서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새벽에 가차로 오고 말았지만...
그의 이상스럽게도 슬퍼하지 않는 모습은 기이하게 느껴졌다.
-칠순도 못된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그는,
그의 부친이 돌아가신 뒤에도 그 갑갑한 서고에서 여전히 자신과 싸워감서
공부에 열을 올렸다.
전쟁을 치르듯이.......
3 개월간의 입원 기간과, 또 돌아신 뒤의 3 개월 동안..
전혀 동요없이 책과의 싸움을 지겹게도 했던 그 최.....
무서웠다.
그 집념과 비정하리 만치 냉정한 그의 침착성...
헌데, 왜 그런 그의 모습이 아름답게 보이질 않는 걸까?
- 참 최씨가 독하단 소린 들었어도 저렇게 지독할줄이야..
그래서 누어있는 자리엔 풀도 나지 않는다 더니.....
빈말이 아니야...
풀이나지 않았던 최영 장군의 묘...
사실인지 지어낸 말인지 몰라도 풀이 나지 않는단다.
그건,
그 분의 충절이 피어보지 못하고 억울하게 돌아가셔서 무덤에
풀이나지 않는거다.
그 만큼이나, 그 분의 고려에 대한 충성심..
얼마나 원통했으면 돌아가셔도 그 무덤에 풀이 나지 않았을까?
오직 승진하기 위해서 그런 가까운 육친이 발병하고 돌아가셔도 그 사람은
전혀 동요없이 공부했었다.
그런 공부의 보람도 없이 그는 낙방하고 말았지만.........
참으로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이다.
- 인간으로써, 어떻게 그런 충격에도 동요없이 책을 보고 자신의 길을 냉정하게
갈수가 있단 말인지..........
너무도 비인간적인 그의 냉정함.
그런 사람은,
훈훈한 정을 나눌수 있는 사람이 결코 아니다.
-그 사람,참 무서운 사람이야..
어떤 이해관계가 없으면 상대조차 하지 않는 무서운 사람이야..
결코 상대할 사람이 못되더라.........
그런 소문이 우연은 아닐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