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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6 일째

황혼 이혼



  
서대문구에서 강서구로 전출왔던 1982 년 10월..
진급한 사람은,
어쩔수 없이 타구로 전출을 가야 한다.


그런 원칙에 의한 어쩔수 없는 전출이라 해도
왜 그리 서운하던지.....??
마치 유배온듯한 기분을 떨쳐 버릴수 없었다.


그럴수 밖에...
서울의 중심도시와 가까운 서대문구.
거긴,
비까 번쩍한 도심.
헌데, 강서구는 시골 냄새가 물씬 풍기는 서대문구완 비교가
되지 않는 그런 촌 동네 변두리였다.


그때만 해도 강서구는 구로 승격된지 얼마 되지 않는
신설구였으니,모든 기반 시설이 제대로 되었겠는가?
구청앞이 아스팔트도 다 깔리지 않던 곳이였으니....


발령도 내주지 않고, 우린 지하식당으로 며칠을 출근했다.
그게 인사 담당자들의 술수였는데...
발령을 내지 않아야 애가 탄 사람들이 돈을 쓸려고 발버둥
칠거 아닌가?


그때의 h 씨..
개기름이 번지르하게 흐르고, 튀어 나온배가 고위직으로 보였다.
앞에 손을 지르고 점잖게 걷던 그 사람..
자꾸 여러사람 하고 속닥거리고, 호탕하게 웃고 하길래 대단한
배경이 있는 사람으로 알았다.
헌데,
함께 나와 d 동으로 발령 받았다.
- 난,
형씨가 국장급인줄 알았어요.
어찌나 풍체가 그럴싸 하던지...
그후에 그런 애기를 했었다.


그 h 씨.
업무는 영 잼병...
기안에서 부터 행정의 행자도 잘 모르는 엉터리 공직자.
헌데 풍모는 어쩜 그리도 그럴싸해 보였을까?
어찌하여 이런 사람이 그 서슬퍼런 5 공숙정때 살아남았는지
모를 정도..


전입동기란 굴레땜에 여려가지로 도와주곤 했다.
마치 형님 처럼....
기안에서 부터 고지서 송달 업무까지.....
이웃돕기 성금 모금에서 적십자 회비 수금까지...
딱 나 보담 10 살 연상.
자기와 공직 동기가 한 직장에 상사였으니.....
그 기분은 알만하지 않은가.


오랜만에 연락이 되었다.
- 부산에 자기 명의의 배가 두척..
그리고 매달 생활비가 수 백만원씩 들어오고....
신길동에 100 여평의 개인 주택을 소유하고 있고..
어머 어마한 부자인줄 알았지.


- 마누라와 결별하고 지금 이혼만 하지 않았지..
남으로 산지 6 개월이 안 되나..?
난 매달 150 만원의 연금과 이 아파트 한채로 잘 살고 있다.


7 순이 내일 모래인 사람의 황혼이혼..
그 서글픔을 어찌하려고, 그렇게 살고 있을가.
혼자서 썰렁한 아파트를 지키고 산다는 것은 얼마나 외로울고..


어떤 사연으로 별거로 살고 있는지는 자세히 모른다.
허지만,
그의 생활태도,
매사를 자기 본위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실천하는 이기적인 사고
그게 이유가 아닐까...


-나,그래도 할일 다 하고 먹고 싶은거 다 먹고 잘 산다
어떤 것도 부럽지 않게 말이다.
이만 하면 내가 뭘 부럽겠노??하하하..
그 웃음이 왠지 고독하게 들렸다.
노후가 편해야 하는데...........
이 분의 생활에서 진정으로 잘 산단 것은 어떤 것인가를
다시금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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