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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6 일째

빗속을 둘이서..

 

어제 이어 오늘도  관악산 산행..

세현이가,

산에 가고 싶단다.

전혀 뜻밖이라, 설마 했다.

산 보담은,

집에서 티비나, 컴을 더 좋아한 녀석이 왠 일일까?

 

 

세현이가 ,

산에 간다니 와이프가  빵, 우유, 바나나,감, 귤 등등..

한 무더기를 사 왔다.

김밥도  좋아해  그건 차에 오르기전 사면 된다.

 

 

약간 쌀쌀 하긴 하지만.....

등산하긴  괜찮을 듯...

- 아빠, 비 온다고 했어,

우산 넣고 가요..

- 너나 챙기렴.

비 오면 ㅡ그냥 쉬었다 오면 되지 뭐...

달랑 베낭에  먹을거 넣고 둘이서 떠났다.

 

 

영란인,

오늘도 시험을 보러 갔다.

어젠 중앙대,

오늘은, 덕성 여대...

어떤 대학이라도  좋으니  붙어만 다오..

- 영란아, 화이팅..

 잘 보고 와라...

 

 

차를  자주 타지  않는 녀석.

한 50 분간 타면서도 멀미 땜에 괴로웠단다.

- 것봐

차도 자주 자주 타고 다녀봐야지.

안타다 타면 멀미 하지..

자주 타보면 괜찮더라.......

 

 

관악산에 들어서자 가는 눈이 내렸다.

그래도 이 정도 눈은  등산하는데 지장을 주진 않는다.

더운 날 보담도 이런 날이  외려 산에 오르긴 더 낫다..

- 아빠 쉬어가요.

나 숨차서 빨리 따라갈수 없어....

-나  너 생각해서  천천히 걷는거야..

뭐가 힘들다고 그래..

이건 산도 아니야......

이게 등산이냐, 산책이지...

 

 

이 녀석과 함께 산에 오른건 참 오랜만이다.

언젠가,

일부러 힘든 코스로 해서 갔다 왔더니 다신 산에 가지  않겠단다.

하긴,

그때 깍아 지른 절벽 사이로 가고 , 오르고 해서 무서웠는지 모른다.

오늘은,

가장 쉬운 코스로 해서 갔어도 녀석은 힘들다고 투덜댄다...

 

 

- 세현아,

세상에 쉬운건 아무것도 없어,

그냥 집에서 이불이나 무릅쓰고 잠이나 자는 것이 쉬울까..

다 어려워...

이것도 등산이고 운동인데 왜 힘이 들지 않겠어....

다 힘이 들지만, 건강을 위해서 이렇게 산에 온단다.

이게 다 운동이고 ,건강하기 위한 것이니라....

 

 

가다 쉬고 , 가다 쉬고......

11시도 채 못되었는데 김밥을 먹잖다.

제사 보담은 잿밥에 관심이 있다고.....

운동 보담은,

이런 곳에 와서 먹는 것에 더 관심을 보였던 녀석이라  당연하지..

그래도 그렇지.

아침  먹은지 얼마나 된다고  밥을 먹자 하는지.......

 

 

삼막사를 지나서 염불암이 빤히 보이는 바위에서 우린 점심을 먹었다.

11 시 40 분..

눈은 점점 더 내린다.

하얀 눈이 내린 바위위에서 차디찬 김밥의 맛..

그래도 맛이 있단다.

이럴줄 알았으면 보온병에 따듯한  물이나 채워 올걸....

김밥 한개 반을 게운 감추듯  먹는다..

녀석은 오는 내내 이 먹는 것만  상상하고 왔는지 모른다.

늘 산에 오면 먹는것에 관심을 보이고 시간도 되지 않아도 먹고

싶단다....

이런 산에 오면 보통의  음식이라도 더 별미거든......

 

 

< 염불암 >

몇년간을 공사를 하더니 그 웅자를 드러냈다.

머 잖아 삼막사와 쌍벽을 이룰거 같다.

다만,

새로 지은 사찰이라 그 모습이 고색 창연해 보이지  않을 뿐.....

스님의 독경을 녹음으로 들여줘  기분을 묘하게 한다.

- 아빠?

나 여기서 불공 드리고 갈래?

- 그러렴....

녀석이 한참을 두 손을 합장하고 소원을 비는가 보다.

녀석에겐 종교란 어떤 개념이  없는듯.....

기독교도  몇번인가를 전전하더니 요즘은 그것 조차도 나가지

않고 있다.

이번엔 불교에 귀의??

 

 

- 어떤 소원을 빌었어?

- 그건 비밀이야....

 

 

안양 유원지 입구는 이젠 그 공사가 한창이다.

너절하게 지어진 더러운 건물들..그걸 다 헐어 내고 도로를 확장하고

새롭게 건물도 짓고 있다.

몇년전에 갔더니 송추도 그렇게 변모를 하더니 여기도 그렇게 변하는가 보다.

하긴,

어디 들어가서 먹을 만한 식당 하나 변변한게 없었으니.........

 

 

< 까치산 전철역 >에 오니 눈은 가는 실비로 변해 내리고 있었다.

3 시간 코스를 5 시간을 허비 했으니......

< 코코 마트 >에서 아이스크림, 과자 등등..

배낭이 빵빵하게 사 넣고 왔다.

가는 실비라도 맞았더니 다 젖고 말았네.

그래도 녀석과 함께 한  등산..

보람이 있었다.

그런 생각은 녀석도 마찬가지 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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