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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우울한 하루


  

우울하다.
어머님이 좀 처럼 호전이 안되고 있단 순이의 전화..


- 좀 처럼 말씀도 없으시고, 아직도 미음만 드셔 원기가
없으신지, 누우려고만 하신다.
안타깝다.


단 시일에 원기가 회복되고, 좋아진단 생각은 않했다.
당신은,
너무도 노쇠하여, 전 처럼 빠른 회복을 기대한단 것은 무리
일거다.


사람은 알아보고, 고개는 끄덕 거릴 정도는 되는데,
말씀도 없으시고, 식사를 제대로 못 하신단 것이 문제다.
좋은 영양과 알맞는 운동은 필수적인데도, 운동하려고 하면
자꾸 앉으려고만 하신단 안타까운 소식..


- 이러다가, 영영 회복 못하고 돌아가시지나 않을까?
이런 방정 맞은 상상을 하곤 한다.
그런 고비도 넘겼고, 퇴원도 했는데, 이런 불길한 생각을
하다니.....


수원의 막내 동생도 와서 간호해주고 있고, 이모님도 오셔서
계시다 가셨단다.
누님도 오셨지만, 그 반가운 표정 조차도 없는 그런 모습..
그걸 바라보는 누님이나, 이모님의 마음은 얼마나 답답하고
안타까울까...


이제 89 세가 되신다.
그래도 그 나이를 몰라볼 정도로 건강했고, 누구도 따를수 없는
놀라운 기억력과 청결함을 보여서 장수 하실거란 상상..
늘 했다.


헌데,
왜 내가 이렇게 불길한 생각을 자꾸 하는 걸까..
내가 왜 마음이 이렇게 약해지곤 하는가.....
어머닌,
놀아웁게 털고 일어나서 건강하게 사실텐데...




<카톨릭 성가 병원> 영안실..
직원의 장인이 돌아가셨다..
아들이 없는 곳에 장가간 그 직원은 몇 년간을 치매걸린
장인과 한 집에서 그렇게 잘도 견디고 살았단다..


- 솔직히, 아버지가 이렇게 돌아가신것이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언니가 아버지 땜에 정신병 치료까지 받았거든요..
그 직원의 처제의 솔직한 애기다.
건강하게 살지 못할 바엔, 그건 사신것이 아니다..
그렇게 살바엔 차라리 돌아가신것이 더 낫다....
그런 생각을 했다.


어찌 이별앞에 눈물이 없었을까?
눈이 퉁퉁 부은 그 직원 부인의 얼굴..
그 육친의 죽음앞에 여태까지의 고생은 생각조차 나지 않을텐데....
오늘 하루내 우울하고 , 착잡한 기분으로 지냈다..
이것이 우리의 살아가는 모습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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