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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서울이여 안녕


  
1968 년 1 월..
입대 한달을 남겨두고서 난 고향으로 향했다.
2 월 26 일까지 논산 훈련소에 입대해야 한다.


입대 하기 전에,
서울에 있는 매형과, 사촌 형님들과 누나들을 보고가야 한다
그땐,
군대 입대는 대단한 것인양 ㅡ큰 사건 처럼 들렸다
마치 인생이 새롭게 변해서 돌아온단 생각...


삼선동 매형집을 떠나 동자동 형님집과 후암동 누나 집..
다들,
입대한다고 용돈을 쥐어 준다.
그 돈이 왜 그렇게 서럽게 느껴지던가?
마치 사지로 떠나는 나에게 마지막으로 주는 용돈 처럼
그렇게 보였지..


그해 1 월은 눈이 많이도 왔던거 같다.
김 신조 일당이 청와대를 습격하려다 체포된 무장 공비
31 명 사건으로 뒤숭숭한 해 였으니...


사진을 찍어 준다면서 창경원으로 델고 가던 사촌 형님..
사진 몇장 찍어 줌으로 나에게 좋은 추억을 심어 주려던
그런 마음였던거 같다.
남산에 사는 사촌 여동생과 함께 기념 찰영도 하고..
눈이 덮힌 앙상한 나무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은 결코 여유있는
모습이 아닌 비장감이 서린 그런 쓸쓸한 모습였다.


삼선동 매형집에서 버스로 서울역까지 가던 버스 안..
- 안녕, 안녕, 서울이여 안~~녕~~!!
이미자의 그 처량한 유행가가 울려 퍼졌다.


나완 상관없는 연인을 서울에 두고 떠나는 여인의 비원을 그린 영화 주제가로 안다.
그녀의 애절한 노래가 왜 그렇게도 내 가슴에 아프게 닿는가?
왜 그 노래가 그렇게도 처량하게 들렸던가?


서울을 두고 떠나야 하는 숙명.
서울을 살지 못하고 전선으로 떠나야 하는 마음 아픈 이별..
떠남을 설어워 하는 듯한 이 미자의 노래..
이 화려한 서울을 두고 어딘가로 떠나야 하는 나의 위치..
마음이 아팠다.
군대 간단 것이 대단한 것이 아님에도 왜 그렇게 아프게
새겨지던가?


군대 가기전엔,
서울은 먼 곳이 아니었다.
신앙촌에서 30 분이면 올수 있는 그런 곳이었고..
수시로 오곤 했던 곳이었다.
오고 싶으면 자주 오고 가던 그런 근거리에 있었다.


허나,
이젠 군인의 신분으로 다신 복귀가 될지, 그만일지 모를 이별
서울을 영영 이별하고 살지도 모를 그런 막연한 기분..
서울을 떠나야 한다.
서울은,
내가 살수 없는 그런 곳이고 떠날수 밖에 없는 곳이다


< 서울이여 안녕 >
그 노래를 들으면 어쩔수 없이 떠나야 하는 나의 숙명 같은것
서울을 두고 어딘가로 떠나가야 하는 나의 위치를 보는것
같은 쓸쓸함이 베어진 노래 같다.
이미자의 노래가 너무도 애절하게 들려 그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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