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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처음으로 그녀와의 재회..
우정 쌓기라고 해야 하나?
< 사랑한다 > 이 말은 , 나와 숙명적으로 맺어진 한 사람에게만
하여야 하는 말이라 이건 사랑이 아닐거다.
사랑한단 말은 아껴야 한다.
한 여자에게만 쓰는 말이어야 한다.
자기와 숙명적으로 맺어진 인연을 가진 사람에게만...
요즘은,
너무 사랑을 남발하는거 아닐까?
그 사랑의 감정이 증오로 변할땐 어떻게 달라지던가?
- 한 평생을 영원히 사랑하겠습니까?
- 네.
그렇게 난 공개적으로 여러 사람 앞에서 그런 맹세를 했다.
한 사람만을 그렇게 사랑하겠다고....
지금의 아내,
난, 진정한 마음으로 사랑하고 있는걸까?
어떤 관념적인 굴레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으로 그저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건 아닐까?
< 사랑 >이란 감정 보다는,내게 지워진 어떤 사슬
벗어날수 없는 어떤 단단한 굴레같은거....
그 사슬을 벗어나기 위해선 숱한 사람들의 조소와 모멸을
받아야 한단 각오를 해야하는 과정이 무서워서........
그냥 사랑하지 않아도 눌러 사는 것은 아닌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전에는,
자주 자주 < 사랑한다 >는 말을 했다.
요즘은,왠지 그런 말이 쑥스럽게 들리니...
왜 그렇게 되어 가는 걸까.
아내에게 사랑한단 말은 전혀 생소한 소리도 아니고
당연한 말인데도, 생소하기만 하니...
변심은 아닌데..
나도 아내도 다 그 자리에 그대로 열심히 서 있는데....
그렇게 무관심이란 세월이 무섭다.
가장 사랑해야 하는 아내에 대한 무관심.
내 주위를 둘러봐야 겠다,아내와 아들과 딸들에 대하여...
더 관심과 애정을 갖고서.....
내가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가?
그녀는,
자꾸 < 사랑 > 의 감정으로 이끈다.
- 전에는, 나에게 너무도 잘 해 주었는데...
요즘은 조금 소원해 졌어요.
그때가 좋았는데........
- 누가 잡힌 고기에 낙시밥을 준다던?
바보지, 바보....
- 그게 낙시밥였어요?
꼬시기 위한 그런...
- 두말하면 잔소리지..ㅋㅋㅋ...
그렇다.
그녀와 나는 친구다,
나이가 많은 차이가 나는데도 마음이 통하는 그런 친구다.
서로가 외로울때 , 대화의 상대가 되어 주고 술 한잔하는
친구가 되어 주고.....
가슴의 고민을 그대로 애기하고, 밤이 늦도록 옆에서 귀담아 들어
주는 그런 친구......
서로 조언도 해 주고 조언도 받고...
그런 친구로 이어갈거다.
그년,
감동을 잘 한다.
작은 고민이 있을때 그걸 들어주는 것은 내 편에서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도 ,감동을 잘 한다..
- 이렇게 고마우니 ,내가 어찌 잊겠어요?
- 그거봐, 가끔 나 태워 달라하면 투정을 부리지만,
내가 권해서 배운 운전 아닌가?
내게 감사해야지..
내가 그때 그렇게 조소하고, 격려하지 않았음 아마도 아직도
운전 못했을거야,그렇지..??
- 그럴거예요.
그래서 늘 고맙단 생각을 하곤 하죠..
순수한 여자고,좋은 여자다.
적어도 내겐.............
어제도, 미끄럽다고 차를 두고 온다고 하더니 갖고 왔다.
가벼운 투정은 이젠 애교처럼 들린다.
차는,
늘 두는 그런 안전지대에 두고 우린 소주잔을 기울였다.
소주가 좋다.
맥주를 선호하던 그녀도 이젠 소주파로 변했다.
날 따르기 위함이겠지...
이동갈비에 소주 두 병.
- 술이란 그 맛보담도 누구와 마신것인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던 어떤 분.
그렇지, 누구와 함께 그런 자리였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지.
- 더욱 더 건강하고,돈독한 우정을 더 쌓아가자고..
- 너무 자주 삐지지 말라고 충고하고...
- 작은 것에도 늘 상대방의 위치를 생각하자고 했고...
- 더 가깝지도 더 멀지도 않는 그런 위치를 갖자고 했고..
- 늘 자신의 위치를 망각하는 짓은 하지 말자고 했고...
그 위치가 애매모호하긴 하지만.....
운전할수 없어 차 두고 가라고 했더니, 이 정도는 술이 취한게
아니란 그녀..
노래방에서 쉬었다 가라고해도 그냥 가겠단다.
- 이렇게 추운날에 어찌 서방님을 한대에 두고 혼자서 가오리까?
소녀 이짓만은 못할것 같사옵니다 호호호....
술이 추한 나를 끝까지 보내 드리겠단다.
이래서 내가 정이 쏙쏙 든단 말이야.
술을 먹어선지, 추운 겨울 밤이 왠지 서늘해보여 좋은 밤이다.
나도 취했고, 겨울도 취한거 같은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