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산이 거기 있기에...
한참 만인거 같다. 등산하지 못한지....... 가을이 다 가도록 등산다운 등산을 못하다 오늘 관악산 등산했다. 그 녀가 차를 갖고 왔다. 그 칼같이 지키는 약속. 여자들은, 의레껏 그 약속을 어김을 무슨 특권인양 착각하고 있는거 같은데, 그녀는 아니다. 그런 점이 좋다. 한치의 어떤 오차도 없이 지키는 약속. 소형차 안이 후꾼한 열기로 가득 차 있다. 미리와서 히터를 켜 놓았나 보다. 5 시라서 사위는 아직도 깜깜한 밤중. 오늘은 별로 춥지 않다. 한결 포근한 날씨 속에 간간히 술취한 주당들이 비틀 거림서 거닐뿐 조용한 아침이다. 추울거라 생각하고 두꺼운 샤쓰와 등산용 겉옷을 걸쳤다. 단숨에, 입구 주차장 까지 도달, 한 20 분정도?? 여유가 있다. 그녀가 준비한 따근한 커피 한잔하고 올라도 충분하다. 한 20 여분 있으니 하나 둘 나타나는 차들. 그 넓은 주차장이 어느새 다 찼다. - 초코렛 몇개. - 귤 몇개..... 천천히 걸었다. 그 입구에서 산까지의 진입로 주변의 나무들. 아직도 꺼지지 않은 가로등 불빛에 단풍이 아름답다. 봄엔, 진달래와 개나리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가을엔, 이렇게 단풍이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아직은 , 새벽인데도 하나도 춥지 않는, 등산하기 참 좋은 날씨다. 겉옷을 차에 두고 올건데, 거추장 스러워 허리에 둘러찼다. 산에 오르면 추운지 모른다 그녀도, 나도 허연 입김을 내 뿜는다. 이렇게 상쾌 할수가 없는 시간이다. 이런 새벽 등산이 참 좋다. 부지런히 움직이고, 그 새벽의 산은 또 다른 기분을 느끼게 한다 고요한 숲을 거니는 기분. 아무도 오지 않은 산을 먼저 정복했다는 만족감. 숲에서 나는 알수 없는 기분좋은 향... 우리 만이 느낄수 있어 좋다. 새벽의 산은 모든게 싱그럽다. 허리에 감긴 안개도 보기 좋고, 도란 도란 대화 함서 오르는 모습도 왠지 다정해 보여 좋다. 고요한 적막을 깨고 돌돌 거림서 흐르는 물 소리도 듣기 좋고.. 산에서 지저귀는 이름 모를 새 소리도 듣기 좋다. 늘 쉬는 그 정상. 우린 거기서 잠시 쉬었다. 아직도 아래는 짙은 안개가 희쁘옇게 감고 있다. 그 계곡을 헤치고, 몇 사람의 두런 거림이 들린다. 따끈한 커피 한잔에 귤 몇개, 떡 몇개.. 바위는 차도 우린 따끈한 커피 맛을 잊지 않고 음미한다. 이 얼마나 기분좋은 아침 산행인가? 이 얼마나 상쾌한 기분인가? 저절로 휘파람을 불게 된다. 늘, 그 정상의 반환점을 돌아 서울대 뒷편으로 내려온다. 늘 그 삼거리에 막걸리 팔던 아저씨가 보이지 않는다. 추워서 그런가.... 너무 이른 아침이라 그런가... 이렇게 기분 좋은 산행을 못 하고 보낸지 몇 주일. 아마도 몇달이 된거 같다. 이마에 땀은 나고 힘은 들어도 그 산을 갔다 오면 하루가 얼마나 상쾌한데...? 차가 잘도 빠져 집에 오니 9 시가 채 되지 않았다. 오랜만에 산에 가선지, 기분이 너무도 좋다. 나른한 피곤을 느끼지만, 샤워하고 쉰다는 것도 여유로움이다. 날씨가 너무도 전형적인 가을 날씨다. 당분간은 눈이 올거 같지 않다 더디왔으면 좋겠다. 이 가을을 더 만끽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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