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2 일째
고향의 감
퇴근하고 집에 오니,고향의 감이 와 있었다.같은 감일진대 왜 그렇게 정이 들어 보일가?감 한 박스와 배 한 박스......바로 터밭에 있는 감 나무,올해도 이렇게 탐스럽게 익었구나.배는 뒷집의 배밭에서 산 거겠고......해 마다 이때 쯤이면 늘 보내오곤 한다.수원 형님과, 또 동생, 그리고 나까지...셋이 하나도 다르지 않게 같은 숫자로...형제간의 어떤 서운함을 느낄까봐 그렇게 공평하게 보내주신 당신.그런 당신의 배려가 눈에 보인듯 하다.어쩜 감이 그렇게도 고르고 반반할까?어머님의 모습 처럼........하나도 티가 없이 매끈 하다.이 감나무는 어렸을때 옆집 외할머니가 심으셨던 감 나무다.이거 나중에 감이 열리거든 내 생각하거라.-아이구, 할머니...이 작은 묘목이 언제 감을 열까 몰라?감이나 열릴가그렇게 애기 했었다.외할머니가 심으신 이 감나무.그래서 감이 열릴땐 항상 그 희디흰 외할머니가 생각 난다.건강했던 외 할머닌,말년에 중풍으로 쓰러져 늘 지팡이 의지하곤다니셨지만 , 허리는 꼿꼿히 하고 다니신 강단진 모습을 보였다.생활 능력없는 외할아버지와 딸만 다섯을 둔 외할머니.억척 스럽게 기르지 않으면 자립할수 없단 판단을 한건지..여장부 였다 한다.빨갛게 익은 홍시 입에 무니 그 달콤한 것이 어머니를 생각하게 한다.아마도 당신은 못난 것을 잡수시고 우리들에게 반듯 반듯한 것만 골라 보냈을 거다.당신 입으로 가는 것은 아까워 하면서도 우리들 주긴 아까워 하지 않으신 어머니 마음.어머니 마음인들 다 같으련만...........박스에 차곡 차곡 쌓여 있는 감들.어머니가 보고 싶어 진다.세월이 갈수록 당신의 건강도 어제와 오늘이 다를 진데.....그리고 당신의 아는 얼굴들이 하나 둘 사라짐을 보면서 당신은퍽도 쓸쓸하고 외로울 거다.이 가을에 한번 뵙고 와야 하는데.........맘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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