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6 일째
감 익는 마을은 어디나 내 고향
섶 다리로 냇물을 건너야 했던 마을.산모퉁이를 돌고 돌아가야 했던 동네까닭없이 눈 시울 먼저 붉어지게 하는아잇적 큰 세상이 고향이 되고 말았다.사람들의 희망도 익고 익어 가는라고감 따는 아이들 목소리도 옥타브가 높아가고장마 끝 무너지다 남은 토담 위에 걸터 앉은 몸 무거운 호박덩이.보름달 보다 밝은 박 덩이가 뒹구는 방앗간 지붕에는 빨간 고추밭.어느 것 하나라도 피붙이가 아닐 수 없는 것들열린채 닫힌 적 없는 사맆을 들어서면처마밑에 헛 기침 사이 사이 놋쇠 재터리가 울고안마당 가득히 말라가는 곶감 내음새.달디 단 어머니의 내음새에 고향은 비로소콧잔등 매워오는 아리고 쓰린 이름사라져 가는 것은 모두가 추억이 되고허물어져 가는 것은 모두가 눈물겨운 것비록 풍요로움일지라도 풍성한 가을 열매일지라도추억처럼 슬픈것, 슬퍼서 아름다운 것,아름다워서 못내 그립고 그리운것그렇고 고향은 비어가면서 속절없이 슬픈 이름이 되고 있다.허물어져 가면서 사라져 가고 있다.사람떠난 빈 집을 붉게 익는 감 나무 저 혼자서 지켜 섰다.가지마다 불 밝히고 귀 익은 발자욱 소리 기다리고 섰다.* 유 안진 님의 시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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