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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액자

우리집 거실엔 몇개의 액자가 걸려 있다.그 중엔 아주 오래된 것도 있다.내가 돈 주고 산건 하나도 없다.얻어다 하나 하나 걸다 보니 살수 없었던가 보다.- 서대문구 북가좌동에 근무할때에 어떤 아줌마가 준것은무궁화가 자연스럽게 그려진 액자다,그때ㅡ 그 아줌마,이거 국선출품작이라 아무나 주는 건 아닌데,,,,,,???주면서 그런 생색을 냈던 아줌마다.비록,색갈은 누렇게 변색되었지만,왠지 버리고픈 마음은 없다.그 아줌마를 얼마전에,까치산에서 봤었다.참 얼마 만인가?난 , 사람을 기억하는 그런 비상한 눈(?)을 갖고 있다.이건 아마도 동물적인 감각같다.ㅎㅎㅎ....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한번 어떤 인연을 맺은 사람을 척하고 봄 알아 보기 때문이다.- 저 아주머니 ,안녕하세요?- 누구시죠?- 전에 북가좌동에 사셨죠?아주 오래전에........- 네?헌데 전 잘 모르겠는데요?- 북가좌동에 근무할때 7 통에 담당했던 사람요.그때 아줌마가 제게 무궁화 동양화 한폭 주셧잖아요?그때 아저씨가 국선 작가람서 제게 자랑도 하셨잖아요..- 아??그러세요.반갑습니다.그땐 총각였죠?그때 제가 드렸던가요?-헌데 여기로 이사오셨나 보죠?그 집도 참 크고 좋아보였는데........-거기에 아파트가 들어서는 바람에 집을 팔고 여기 화곡동으로 이사왔어요.세월은 흘렀어도 그 아주머닌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흰 머리가 세월이 흘렀음을 말해 주고 있을 뿐.그리고, k 구청에 있는 s....그가 준 그림 액자 몇개.그가 화가가 되기 전에 그렸던 습작.장미화 한폭과 잉어가 뛰노는 그림 한폭.잉어가 뛰노는 그림을 옆에 제목을 < 어군도(漁群圖)>라고 해야 하는 것을 이 무식한 작잔 群을 郡이라 표기했다.나도 첨엔,그걸 몰랐는데 우리집에 왔던 형님이 지적해 주곤 알았었다.이런 헤프닝.작은 실수가 두고 두고 논란이 된단 것이 싫다.그 잉어고긴 잘 그렸지만....그 액잔 떼야 하나 보다.- 왜 그걸 몰랐을가?글씨엔 관심 조차도 보이지 않은 탓이거나 덜렁대는 나의 성미가 그때도 여전했음을 증명해 주는 것이리.....또 있다.이건 내가 가장 아끼는 화려한 동양화.빨간 선홍색의 장미와 희디흰 장미가 엉켜 핀 장미화...이 작품도 국선에서 2번이나 입선한 작자의 작품.힘이 있어 보이고,엉켜핀 장미가 환상적이다.k 구청에 있을때.......자주 가던 카페가 있었다.< 호수 카페 >그 주인은 젊은 아줌마였다.유난히도 동양화가 카페 벽에 많이 걸려있었다.동양화 로만........< 남의 그림을 저렇게 사다 놓으면 그 값도 만만치 않을텐데..??>- 아줌마,저 그림들.....참 많고 보기도 좋은데 한폭 주시지 않을래요?장난 삼아 했던 말.- 그래요?건 아저씨가 자주 오셔야죠.어떻게 오신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달라고 해요?ㅎㅎㅎ..- 자주 올께요.정말로 저 장미꽃 맘에 들어요.어쩜 저렇게 화려하죠??그게 화근이 되어 그 분의 남편화실을 구경하게 되었다.지하에 마련된 화실.어지럽게 널려있는 화구들과 그림들.아무렇게나 팽개쳐진 그림들,그리다 만 그림들.너무 많았다.남편은, 휠체어에 의지하고서 그림을 그린 사람였다.그럼에도 수족은 멀쩡해서 그림을 그릴수 있었나 보다.아니,그런 몸의 장애를 이런 곳에 정열을 불사르고 있는 그 사람.자신의 일에 열중하고 있는 그 장애인이 보기 좋았다.그 부인을 통해서 본 장애인 남편.장애인이지만, 돈은 많아서 이런 건물을 갖고 있고,부인이 소일거리로 이런 카페를 운영한단 사실도 알았다.그런 인연으로 그 남편으로 부터 얻은 귀중한 장미화...그 장애인의 모든 열정이 이 그림에 숨쉬고있는거 같아애착이 가는 그림이라 거실이 아닌 침실에 걸어 놓고 있다.화려한 장미로 덮힌 정원 같아서..........그리고, k 구에서 있을때에 사회복지관 담당할때의 서예 선생님의 시 한수...........한글의 멋들어진 글씨로 쓴 서예 한시 한수.....그게 걸려있다.하나 하나가 버리고픈 것이 없다.그 액자를 하나 하나 살펴 보면 사연없는 것들이 없고..그속에 하나 하나의 추억거리가 살아있는 것이기 때문.누렇게 퇴색한 것을 버리란 와이프.허지만,내가 이거 하나 하나 수집하였을때의 그런 나 만의 아늑한사연을 모르니깐 하는 소리겠지...........이사하면 이것 땜에 또 와이프와 시시꼴꼴 따질지도 모른다...어찌 알건가?내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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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4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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