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가을 산
관악산에 간건 한참인거 같다.이 좋은 가을 산.어제 ㅡ늦게 전화온 그녀....4 시에 차 갖고 오겠다고..조금 늦은 시간에 털털 거리면서 나타난 그녀.차가 없단다.성묘하러 가고 없단다.왜, 차를 꼭 그녀의 차를 갖고 가는지 이유를 모르지만..어쩔수 없었다.내 고물차 몰고 갈수 밖에...이젠 새벽 바람은 제법 차게 느껴 진다.반 바지가 왠지 싫어 진다.그래도 산에 오르면 반바지 입고 오는게 잘 한것이란 생각이 드는데..빈 주차장.거의 반은 비어 있다.하긴 5 시가 되지 않은 시간이라서 .......그녀가 준비한 따끈한 커피 한 잔씩 먹었다.밖은 아직도 어둑 어둑 하다점점이나 밤이 길어 지는 계절이라서 이젠 5 시에도 깜깜한 밤이될거다.차 안에 모두 두고 베낭엔 간단히 먹을거 넣고 걸었다.우리 처럼 부지런한 사람이 몇이 보일 뿐.........관악산은 뿌연 어둠에 아직도 덮어 있었다.바로 위에 보이는 숲은 검은 어둠이 휘감고 있어 그 숲으로 들어가기가 왠지 무서워 보였다.이런 새벽길..이런 길이 좋다.아무도 없는 등산길..이따끔 두런 거리는 사람들의 말소리만 들릴 뿐..고요하다.어디 선가, 야호 소리가 메아리 치고 있다.우린 이런 새벽길을 갈때는 될수록 넓은 길을 택하고 훤한 낮엔좁은 길을 간다.앞이 잘 보이지 않는 길을 좁고 구불 구불한 길을 걷다간 위험한 탓이다.처음 걸을 땐 티에 웃옷을 입던 그녀도 더운 탓인지 벗고서 베낭에넣는다.처음은 쌀쌀해도 산 길은 금방 더워 온다.자신의 배낭은 자신이 메어야 하는 것인듯늘 그녀가 메고 온다.가끔은 내가 메지만..오늘도 땀을 뻘뻘 흘리는 것이 안되 보였다.중간에서 내가 대신 멨고...............반환점.그 반환점에 오면 앞에 올라온 길이 훤히 보인다올라오는 사람의 모습도 눈 앞에 펼쳐지고....허지만,이른 아침이라선지..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는다.6 시에 반환 점.딱 한 시간에 반환점에 도착 했다.늘 우린 이 반환점에서 쉬거든......잠간 잠간 쉬지 않고 참고서 올라와서 여기서 쉰다.- 쉬원한 바람에 느끼는 그런 상쾌함.- 나를 이기고 여기까지 올라 왔다는 자족감.- 다 잠든 시간에 왔다는 긍지..또 다시 차 한잔 마시고 과일 먹고 간식거리도 여기서 먹는다.떡, 사과, 초코렛, 껌, 비스켓, 바나나...땀을 식히면서 먹는 그 맛.입맛 없단 말은 거짓 말.그렇게 맛이 있을수 없다.저 멀리 올라오는 사람을 위한 격려,야~~호~~!!!!그렇게 맘껏 소릴 질러도 본다.발 아래 계곡은 희끄무레한 회색 어둠에 묻혀 있다비가 올려나?잔뜩 어둬 보이는 하늘.그래도 살랑 거리는 바람이 기분 좋은 아침.숲은 아직도 싱싱한 푸르름을 잃지 않았지만..........기온이 조금만 낮아져도 금새 갈색으로 변하고 만다.젊은 시절의 그런 푸르름을 몽땅 미련없이 던져 주는 숲...오랜만에 온 탓인지....하산하고픈 맘이 없다.한참을 그렇게 머물다 왔다.누가 알것인가?저토록 푸른 것들이 어느 날 힘도 없이 낙엽져 내린단 것을...그 변화무쌍한 자연의 법칙을 누가 알수 있으랴......누가 거부 할수 있으랴.아무리 발 버둥 치고 버티어 봐도 결국은 가야 한다는 거..1 주일에 이런 산이라도 왔다가 가면 좋으렴만....참 오랜만인거 같다.그래서 그럴가?산이 더 새로운 모습으로 보인다.30 분이면 도착하는 집이건만...그 녀의 집까지 바래다 주고 오니 한 시간이 걸렸다.- 집에 까지 왔으니 차 한잔 먹고 가면 안 될까?- 누구라고 할건데?- 친구라 하지 뭐...- 그럴 용기 있음 그럼 와봐...그럴 용기 없지.힘껏 달린 엑셀레타....순식간에 80 을 넘는다.제한 속도 60 인데.......차가 없으니 어디 그게 지켜 져야 말이지...참 이렇게 차가 한가하다면 얼마나 좋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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